손열음은 하이힐을 신고 무대 계단을 총총 뛰듯 걷는다. 건강한 사람의 발걸음. 온몸으로 들썩이는 때로 후둑 물 흐르듯 손 끝까지 힘을 놓고 떨어트린다. 그의 연주는 춤이다. 아름답다. 건강한 사람의 빛.
나는 여기 분들이 숨까지 맞추는 정성을 듣는다. 현과 현이 공기 안에서 부딪히고 울리고 번지는 섬세한 감각을 알아챈다. 오케스트라 연주를 볼 때면 늘 저 모습이 우리 팀이고 내 리더십이라면 ... 우와 우와 원한다. 때로 눈을 감고 한분 한분의 몰입이 만드는 눈이 질끈 감기는 쨍한 에너지 너머로 훌쩍 던져지는 상상을 한다. 그 기분이 호화스럽다.
2년째 고잉홈 프로젝트. 낯익은 연주자들을 꾹꾹 눈에 담고 반가운 마음 인사를 보낸다. '그대로'라는 키워드에 '감사'라는 의미를 붙인다.
반응형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23년 12월 매해 일기 (0) | 2024.01.01 |
---|---|
엄마의 손편지 #1. 기대라는 사랑 (0) | 2023.08.07 |
꼬마의 하루, 나의 슬픔과 행복 (0) | 2023.07.22 |
하루 여덟 조각으로 살기 (0) | 2023.04.22 |
나의 소크라테스가 묻는다 (0) | 2023.0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