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IFUL DAY/Seoul - Rainy (2) 썸네일형 리스트형 비 어릴때부터 비를 좋아했다. 비가 오면 우선 반가운 마음인데 곁의 누군가 인상을 찌푸리면 괜히 비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비를 맞으면 부자가 된다거나 비를 맞으면 머리숱이 많아진다거나 비를 맞으면 아픈 곳이 낫는다는 속설이 필요하겠단 생각도 했다. 소문을 퍼트릴 방법도 구생했고. 어릴때부터 장대비를 맞았다. 교복이 흠뻑 젖을 때까지 걷고 또 걷고 그 눅눅하고 찝찝함을 기꺼이 받았다. 젖은 불편함으로 아픈 마음을 달랬던 기억이다. 나의 사춘기를 비로 견뎠다. 빗소리 아래서 너에게 2013. 9. 잘 지내냐는 짧은 안부가 왜그리 어려웠을까. 우리 연락하지 않은 게 벌써 열흘이 지났지 아마. 하루가 멀다고 사는 얘기를 나눈 우린데. 그 미묘한 날의 어긋난 감정을 서로 아닌 척 하기 위함이었을까. 서로를 찾지 않는 걸로 불편한 마음을 나름 표현한 걸까. 허약한 우정인가 싶어 작아질 무렵 가을비가 내렸다. 빗소리 아래서 너의 예민하고 감각적인 플레이리스트가 고픈 건 당연한 일. 나의 푸념에 박수를 치며 맞장구를 쳐줄 네 소리도 그립더라. "잘 지내?" 대답이 올 때까지의 찰나의 공백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더니... 늦었다. "초기라 일부러 말하지 않았는데 둘째 유산했어.... " 아이와의 이별 얘기를 담담히 전하는 네게 난 친구란 이름의 죄인이구나. 거울을 바라볼 수가 없다. 고개 들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