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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일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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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글쓰기 1 , 올해를 시작하며 죽음을 생각하자 감탄하자 정리하자 일 미나 페르호넨 탬버린 원단으로 미니백을 만들었다. 그리고 초록댄서 스튜디오 스마트 스토어 상품 등록을 마쳤다. 여기까지 해내기 위해 하루의 절반을 몰입했다. 제품 상세 페이지 제작은 판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고객과 마주 바라보는 일이다. 우리 모두의 얼굴에는 각자 마음이 서려 있다. 상세 페이지에도 나라는 제공자, 생산자, 판매자의 얼굴이 글과 사진으로, 그리고 제품을 소개하고 제안하는 방식으로 드러날 것이다. 정말이지 중요한 일이구나, 새삼 깨달으며... 하물며 미나 페르호넨이 아닌가. 덤벙거리고 서두르는 내가, 늘 편안함을 추구하는 내가, 이 몰입의 불편함에 저항하는 뇌의 소리침을 무시한 채 묵묵하게 일했다. 에서 선수들은 한결같이 얘기한다.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잖아요." 나 자신..
아들과 엄마 그리고 나 루다가 제주로 가고 루다가 머문 곳마다 헝클어지던 공간이 그대로를 유지한다. 루다가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이 와도 쫄리지 않고 느긋이 할 일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 밥을 두 끼 차리다가 한 끼 차리는 건 왜 이렇게 쉽게 느껴지는지. 젤이랑 둘이서 소곤소곤 얘기하니까 좋고, 젤이가 신발 사러 가자는데 데이트 신청받은 것처럼 설렌다. 루다가 너무 보고 싶다. 이 정도로 사랑했나 싶게 보고 싶어서 반성하게 된다. 아이의 발목을 잡고 있었나, 아이의 등 뒤에 업혀 있었나, 아이가 날 위해 베푼 무조건 적인 사랑이 새삼 크구나. 애가 이틀 만에 발목을 삐고 삔 곳을 또 삐었단다. 엄마, 나 여기 있어, 엄마 거기 있어? 신호를 보내는 건 아닌가. 내 불안이 아이에게로 흐른 건 아닌가. 좋아, 이 불..
2024년 44살 되고 27살 산다 (-17) 올해 44살이 된다. 작년 나라에서 발표한 중위(중간위치) 나이가 45살이란다. 30년 전에는 28살이었으니, 그 사이 평균 수명이 17년 늘어난 셈이다. 이 기준으로 나는 올해 27살. 마음의 소란과 작별하기로 나에게는 나이도 계절도 날씨도 미세먼지도 코로나도 일상을 흔드는 요소가 되지는 않는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것에게 무심하게 구는 건 잘하는 편이니. 대신 마음의 소란한 말들을 따르는 오랜 습관이 있다. 마음에게 복종적인 삶이었달까. 올해는 정든 소란과 작별하기로. 27살 나는, 첫 직장을 떠나 영화사로 일자리를 옮겼는데 인생 마지막이 될 중차대한 결정이라면서 호들갑을 떨던 기억이다. 서른도 전에 마지막을 운운했다니 우습지만, 당시만 해도 20대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그런 지난 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