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hael Ackeman
그 둘을 유심히 지켜봤다. 내 눈에 그건 마치 사랑, 어쩌면 사랑직전 같았는데 대략 이런 식이었다. 그녀는 그의 관심을 우정 정도라 여기고 기꺼이 즐기면서도, 혹시 모를 감정의 변화에 조심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 가끔 경계선 안으로 들어오는 그의 손동작을 훽 뿌리치거나, 되레 옆 자리의 오래된 (남자)친구에게 더 살갑게 붙어 앉는 식으로 아직은 적당한 선을 긋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시종일관 촉촉한 눈빛으로 상대를 대했다. 그는, 감정의 그것이 사랑인지 아닌지 굳이 정의하지 않고 자유롭고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현하고 있었다. 입술에 묻은 음식 자국을 제 손으로 닦아 주는 제스처를 해내는가 하면, 뒤에서의 포옹도 서슴지 않았다. 물론 모두 취기가 적당히 물오른 늦은 밤의 상황이므로 둘의 이 야릇한 행동을 눈여겨보는 사람은 없었다. 오직 나만 평소답지 않게 제정신을 하곤 심심한 눈동자를 요리조리 굴리고 있었다. 새삼 사랑은 관심이구나 싶었다. 사랑은 꼭 말이 아니더라도 손짓 눈빛을 통해 발사되는 거였다. 둘의 관계가 조만간 러브모드가 될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작정하고 관심을 표현한 적이 언제였을까. 올 스톱된 나의 것과 다르게 진행형의 이 로맨스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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