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
햇살이 너무 좋아 가을을 예찬한게 엊그제인데, 어느새 겨울이 성큼 와 서있다. 높은 하늘의 따스함을 채 만끽하기도 전에 두꺼운 옷가지로 중무장하려니 아쉽기만 하다. 그래도 후 불면 일어나는 하얀 입김이 반갑다. 사계절을 누리고 사는 '여기'는... 얼마나 행복한 곳인가. 하지만, '행복' 이란 말이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여기'는 분단국가란 현실 아래 힘없는 누구는 목숨을 잃었고, 남은 우리는 또 언제 떨어질지 모를 포탄을 두려워하며 긴장감에 떨고 있다. 피난행렬 운운하며 위태로움을 고조시키는 뉴스보다 연평도에 남은 반려동물들의 소식에 더 마음이 쓰이는 나도 이쯤에선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진보집권플랜'(조국/오연호)을 읽기 시작했다. 평화와 화해에 집중해야 될 때, 전쟁 가능성을 내뿜으며 안보 불감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이번 정부가 다음 대선까지 승리하는 것만큼은 기필코 막고 싶다는 생각이 가슴 속을 애태우는 요즘이다. 진보집권의 희망과 기대를 조목조목 짚은 대목들에서 위로를 받는다. 대한민국이라는 정치 공동체에 사는 사람은 그 누구도 정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2012년, 늦어도 2017년에 진보, 개혁이 진영이 집권하지 못한다면 한국 사회가 어떻게 변모해 있을지 생각해 보라고 권하는 이 책이 손에서 쉬이 놓아지지 않는다. 어쩌면 현실 가능한 희망이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어 가슴이 쿵쾅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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