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산책으로 시작한 하루
한젤이가 이른 아침 잠에서 깼다. 어젯밤 일찍 잠들어 신나했는데... 역시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인가 보다. 잠결 무거운 몸 일으키기가 살짝 고역이지만, 덕분에 새벽 산책길에 나섰다. 떠오르는 태양과 울어대는 닭과 지저귀는 새들과 함께 할 수 있다니. 서울이었으면 꿈도 못 꿀 일이다.
상쾌한 기분으로 맞이한 아침상은 계란에 김과 오징어무침만으로도 충분하다. 입 짧은 아이도 평소와 다르게 한 그릇 뚝딱 먹어주니 괜시리 뿌듯하다. 실컷 놀아도 겨우 오전 열 시. 책 읽는 엄마 옆에서, 아이는 벌레 잡기 놀이에 한창 집중하다 제법 용감해진 스스로의 모습이 마음에 드는지 으쓱해하며 오전 잠에 스르르 빠진다. 지칠 줄 모르게 지저귀는 이름 모를 새들의 재잘거림이 여느 노랫소리만큼이나 듣는 내 황홀하다. 집안 모두의 창문에서 들이치는 제주 바닷바람이 오다 가며 머리칼을 건드린다. 어쩐담. 이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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