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덴, 그들의 영화는 적어도 내겐 영화가 아니었다. 만들어낸 이야기라고 하기엔 사실과 닮았고, 그늘진 삶을 애써 살아내는 주인공의 모습은 세상의 부조리함을 바로 보는 창이 되곤 했다. 그들이 고집스럽게 사용하지 않은 영화 속 음악이 <자전거 탄 소년>에서 들려올 때, 베토벤의 피아노 연주가 희망의 다른 말로 전해져 감상을 방해할 때 아, 그들도 변했구나 싶어 아쉬웠다.
그럼에도 주인공 소년 '시릴'이 보이는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향한 무한한 이해와 변명은, 시릴의 위탁모 '사만다'가 전하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내리 사랑은 영화의 중심을 이뤄 가슴을 친다. 비난하지 않는 것은 믿음, 신의, 어쩌면 사랑과 같은 말이 아닐까. 어떤 깨달음의 울림이 깊다.
어쩌면, 많은 평자들이 얘기한대로 다르덴 형제의 영화는 이번 작품을 계기로 대중과 한층 가깝게 호흡하게 된 걸지도 모른다. 실제 <자전거 탄 소년>은 다양성영화 박스오피스 부동의 1위로 개봉 4주차 2만 관객을 돌파했다. 아쉬움이 남지만 여전히 날선 생각과 시선을 영화에 담아내는 그들을 존경한다. 다음 영화가 기대된다.
반응형
'Film Scen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 하룻밤의 사랑 (1) | 2012.03.23 |
---|---|
두번째 사랑 (0) | 2012.03.02 |
탐나노라, 나탈리와 애쉬튼의 러브스토리 (2) | 2012.01.21 |
가을. 도가니 (0) | 2011.08.17 |
창신동, 티끌모아 로맨스 촬영장 (0) | 2011.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