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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알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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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nge Fate 생각이 깊어지면 .. 투두둑 눈물을 떨굴지도 모르지. 궁금해 하지 않도록 하려고. 어떤 사정이 있는가본데 응원하려고. 무엇이든 네 행복을 가로막는 것 따위 없었으면 좋겠어.
Special Track 2011. 6. Jeju 가끔은 필름의 제 맛을 느끼며 천천히 천천히 기다리고 고민하고 놓치거나 바라보다 간혹 담고 싶어졌다.
새삼스러웠다. 8살,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한 반이었던 나의 친구. 13살, 6학년 때 한 번 더 같은 반이 되고 서 친해진. 한 학년에 5반이던가. 자그마하고 음침했던 여자중학교에서 주먹만한 틈도 봉한 채 꼭 붙어 다니던 곤. 어느 날. 마치 합의라도 한듯 소원해진. 소원해지기에 속력이 붙자 무얼 한다더라 란 얘기에도 귀 기울여지지 않았던. 그 친구가 그렇게 간절한 날이 엊그제였단 사실이 말이다. 문득. 우리의 15살이 그리웠다. 그때 우리가 만든 완전한 세상. 이라고 믿었던 그 불완전한 세상이 가슴 안에서 생생히 움직이는 천국으로 기억됐다. 그때로 다시 간다면, 모든 선택을 새롭게 할 수 있다면 지금의 우리 모습과 많이 다를까, 그럼에도 변함없을까 궁금했다. 너는 어떠니. 묻고 싶었던 거 같다. 완..
해녀 2011. 6. 류가헌 '김흥구 사진전 - 사라져가는 해녀, 10년의 기록' 10년의 기록물 앞에서 부끄러웠다. 나도 해녀를 바라보고자 한 것에. 류가헌에선 김흥구의 사진전 ‘사라져가는 해녀, 10년의 기록‘이 전시 중이다. 10년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전시되어진 사진은 20점 내외. 그의 10년에서 추린 스무 장인 것이다. 배운 대로 6분할 해 사진을 뜯어보고 빛의 방향을 살펴볼 필요가 없다. 사진은 곧 삶이자 일상, 그의 전부일 테니까. 뒤적이던 책에서 우연히 이성은의 해녀 사진이 펼쳐 보인 것도 며칠 전 이다. 그녀의 작업 방식도 김흥구와 비슷하다. 해녀의 마늘밭에서 농사일을 거들기도 하고, 몸이 아픈 해녀가 생기면 직접 병원까지 모시고 가는 식으로. 그들과 함께 정을 나누고 거리를 좁혀 점차 우리..
얼굴색 2011. 5. 31 정말이지 계절이 두 번이나 바뀌고서야 조우한 달팽이 사진관 친구들. 달팽이 사진 두걸음반 2기의 전시 오픈일로, 유림의 '엄마' 작업이 첫 공개된 날이면서, 소주 세 잔이면 전사하는 민수가 작정하고 소맥을 달린, 민선과 창휘의 급 만남에 모두들 흥미진진했던 즐거웠던 날. 얼굴색이 모두 똑같아... 마음마저도 같았길.
그 날 오후 2011. 5. 경복궁 역 허둥지둥 버스정류장으로 달린다. 매일 반복되는 조바심. 토끼반 선생님이 퇴근하는 6시가 되면 아기는 당직 선생님이 계신 1층으로 이동한다. 낯선 공간으로 향하는 길목에서부터 울기 시작한 아기가 품에 안겨서까지 한참을 흐느끼는 게 안타까워 서두르는 오후는 일상이 됐다. 길가 사람들 팔꿈치를 툭툭 쳐가며 냅다 뛰는데, 문득 깍지 낀 두 손이 시야에 들어온다. 여자의 손이다. 그것도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 두 분의. 오랫만에 아름다운 장면이 눈 앞에 있다. 애기 좀 울더라도, 늦자고 마음 먹고 뒤따르기로 한다. 삐뚤빼뚤 따라 걸으며 우정과 사랑이 범벅됐을 당신의 추억을 상상해본다. 붐비는 인도를 지나 좁다란 시장 초입에서 방향을 틀어 간판 없는 가게 안으로 들어서신 두 분의 뒷모습이 ..
Mento 2011. 4. 당신은 영화관에 앉아서, 단지 일어날 듯 믿게끔 보일 뿐 거의 일어나지 않거나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들의 그림을 보는 대신에, 학교 밖에서 당신의 상상력을 시험하고 능력을 일깨우며, 쓸모있고 아름다운 어떤 것들을 만들 수 있는 소질이 당신에게 있음을 느낌으로 확신시켜주는 그런 일을 하는 데 시간을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스콧 니어링
그의 눈물 2011. 5. 1 홍은 결혼식 그날도 정확한 타이밍에 눈물이 핑.. 돌았다. 신랑신부가 나란히 서 부모님 앞으로 간다. 신랑이 무릎을 꿇어 큰 절을 올리는 새, 신부는 덩그러니 서 부모님의 눈길을 애써 외면한다. 몇 해 전 봄날 시종일관 웃음진 신부였던 난, 신부가 된 친구의 마음이 들리는 것 같다. 신부가 환히 웃는 건.. 울지 않으리란 결연한 의지다. 함박 웃음꽃이 핀 홍은. 그런 홍은을 품에 안은 아버진 아무도 모르게 눈물을 훔치셨다. 결혼은 행복의 시작같지만 아쉬움과도 닮았다. 홍은아 축하해. 예쁘게 사는 걸로 효도하자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