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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알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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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들의 48가지 마음가짐' View Outside Window 2011. 3. '사진가들의 48가지 마음가짐' 차라리 슬럼프는 깊은 것이 참 좋으리 별 볼일 없는 것엔 감탄치 않는 것이 참 좋으리 문득 느꼈다면 잽싸게 찍는 것이 참 좋으리 빙그레 미소 짓는 자신감이 퍽 좋으리 참된 자신을 살리는 것이 참 좋으리 어설픈 능란함, 능란한 어설픔, 어느 쪽이든 참 좋으리 찍을 수 없는 건 안 찍는 것이 참 좋으리 따끔한 비평 참 좋으리 도대체 이해가 안 가는 것도 때로는 참 좋으리 바르는 은유제, 때가 때인 만큼 아끼는 것이 참 좋으리 같은 부류야 모아서 본다 쳐도 유사 작품은 안 하는 것이 참 좋으리 누가 부추기면 못 이기는 척 따르는 것도 참 좋으리 모르면 알 때까지 공부하는 것이 참 좋으리 카메라 자랑은 안 하는 게 참 좋으리 밤..
당신 누구인가요? 2011. 2. 22 '손홍주 인물사진 과제' 셀프포트레이트 당신은 어떤 사람이에요? 이 질문에, 21살 영화감독이 꿈인 친구는 칠판에 해삼처럼 보이는 그림을 그려놓고 자신을 설명했고, 사람 좋아 보이는 언니는 'O형으로 보는 분들도 계시고 A형인줄 아는 분도 계시지만 AB형입니다' 라며 혈액형별 특징으로 성격을 내보였다. 가장 인상 깊은 한 분은 짧게 주어진 발표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겠다며 3분짜리 이루마의 피아노 연주곡을 BGM으로 깔고 얘기를 시작, 그간 찍은 사진들 중에 몇 점을 가지고 와 일상과 미래의 포부까지 조곤조곤 설명하셨다. 난? 동문서답처럼 현재 처한 상황을 나열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는데, 최소한 귀가 밝다는 단편적인 특징이라고 알렸어야 했던 건 아닐까 싶단 생각도 든다. 허나 이..
마지막이란 2011. 2.18 낙원동 처음 같았어야 했다. 그날의 설렘과 기대를 잊지 않기 위해 애썼어야 했다. 강렬한 여운의 짧은 영화를 스크린을 통해 감상할 수 있던 특권을 행복처럼 누렸어야 했다. 금요일 밤의 짜릿한 데이트 '금요단편극장'이 열리는 날, 서울아트시네마에 나와 같은 취향의 관객과 눈 맞춰가며 인사 나누는 일이 마지막이 되기 전에. 영화 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애정을 쏟은 업무가 바로 단편영화 상영회인 '금요단편극장'이었다. 영화제 외에는 딱히 볼 기회가 적은 단편영화를 소개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그러던 것이, 점차 일로 느껴지자 한달에 단 한번인 낙원동 방문이 신나지 않는 날도 많았던 것 같다. 오늘처럼 마지막이 올 줄도 모르고 후다닥 일을 끝내던 날도 많았을 거다. 마지막을 예상한 ..
한 점 사진전 성남훈 작품 한해 두해, 길게는 십 여 년의 세월동안 한 곳에 오롯이 집중해 삶 하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를 존경한다. 그들의 작품을 한 공간에서 한 점으로나마 감상할 수 있다는 건 그래서 행운이다. 성남훈, 이갑철, 공수정, 이상엽, 한금선 등 한국을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의 ‘한 점 사진전’이 경복궁 류가헌에서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위 작가들의 포트폴리오를 갤러리에서 마련한 아늑한 공간에 앉아 꼼꼼히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점심시간을 쪼개 들르기엔 볼거리가 너무나 많아 숨이 넘친다. 도심 속 휴식처인 고즈넉한 갤러리 류가헌 자체를 즐기는 시간을 넉넉히 빼 놓고 다시 발걸음 해야겠다. '한 점 사진전‘ 은 2월 28일까지 열린다. → 류가헌 웹페이지 http://blog.na..
공감능력 2. 17 개봉 영화 의 VIP 시사회 중 영화가 급작스럽게 멈춘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일순간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누구보다 감독님 얼굴이 빳빳이 굳었다. 하드의 돌발 에러라고 극장 측은 설명했고, 임시 하드로 교체해 프로그램을 재부팅해야 하는데 상영이 가능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기계적인 문제라니. 어떻게 손을 쓰지도 못한 채 서서 기다리는 수 밖엔 없었다. 그렇게 10여 분이 흘렀을까. 김조광수 대표님이 '아무 설명 없이 앉아 계시게 하는 건 관객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뭐라도 해봐.' 라고 하셨다가 '해주세요. '라는 부탁에 떠밀려 스크린 앞으로 뛰어 나가셨다. 그의 위트있는 말솜씨로 경직된 객석의 분위기가 슬며시 녹아내려 다행이었다. 최종적으로 완성된 영화의 데이터..
무용지물 2011. 2. 전남 영월 법성포 전남 영광군 법성포. 이곳이 한때는 영광굴비로 영광을 누려, 목포만큼이나 큰 항구 도시였단다. 여전히 굴비 가게가 즐비하긴 하나 분위기는 좀처럼 한가한 게 꼭 영화 '라디오 스타'의 88년도 가수왕 최곤이 떠오른다. 인적은 드물고, 갈매기들과 지저분한 강아지들만이 삼삼오오 떼를 진 모습만이 눈에 띈다. 난 이 저무는 도시의 쓸쓸한 풍경이 마음에 든다. 서울의 일상에선 좀처럼 느끼기 어려운 감상에 젖어 카메라를 만지작 거려본다. 사진 찍기 적격인 낯선 풍경 앞에서 눈길이 방향을 잃고 헤매고 있다. 아직 멀었구나. 18-200 렌즈를 손에 쥐고도 무엇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난감하다. 자연을 담는단 건 어렵구나...
종로 풍경 Antique and Feeling 2011. 1. 22 "어떤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대상에 대한 존중없이 서둘러 일을 끝내면 사진 안에 거리감과 냉담함이 그대로 실린다. 당신이 대상을 섬세하게 배려하고 그들의 삶에 공감한다면 이미지의 풍경은 완전히 달라진다. " 하루 동안 종로를 걸었다. 정확히 하루 중 5시간동안 광화문에서 종각, 낙원동의 낙원상가, 탑골공원, 세운상가 등을 걸으며 보았고, 가끔 사진을 찍었다. 서울사진축제의 ‘서울 같지 않은 서울’ 서울 길 걸으며 사진찍기 워크샵에 참여한 탓이다. 사진가와 함께 서울길을 걸을 수 있단 매력 뿐 아니더라도, 죽었다 깨도 혼자는 코앞의 종로 길을 다섯 시간 동안 걷지 않을 나 자신을 잘 알아 기회를 놓치지 말자며 서둘러 신청했었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
이미지비판론 2007. 12. 쩌우줭 '사진의 충격은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진다. 감각은 반복을 통해 둔화된다. 감각이 둔해지면 양심도 둔해진다.' (수전손택), '카메라는 유행을 쫓아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가난마저 유희의 대상으로 바꿔버린다.' (발터 벤야민). 날선 비난을 피할 길이 없다. 시선이 머문 곳엔 가난한 피사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