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잘 지내냐는 짧은 안부가 왜그리 어려웠을까. 우리 연락하지 않은 게 벌써 열흘이 지났지 아마. 하루가 멀다고 사는 얘기를 나눈 우린데. 그 미묘한 날의 어긋난 감정을 서로 아닌 척 하기 위함이었을까. 서로를 찾지 않는 걸로 불편한 마음을 나름 표현한 걸까.
허약한 우정인가 싶어 작아질 무렵 가을비가 내렸다. 빗소리 아래서 너의 예민하고 감각적인 플레이리스트가 고픈 건 당연한 일. 나의 푸념에 박수를 치며 맞장구를 쳐줄 네 소리도 그립더라. "잘 지내?" 대답이 올 때까지의 찰나의 공백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더니... 늦었다. "초기라 일부러 말하지 않았는데 둘째 유산했어.... "
아이와의 이별 얘기를 담담히 전하는 네게 난 친구란 이름의 죄인이구나. 거울을 바라볼 수가 없다. 고개 들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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