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2. 한라산 윗세오름
제주 한라산 등반으로 2014년을 시작했다. 두 아들의 엄마, 남편의 아내의 자리에서 잠시 떠난 쉼. 언제나처럼 찰나의 휴식 속의 내 모습이 가장 나 답더라. 언제쯤 일상 속의 나를 '나'로서 완전히 인정할 수 있을까.
산을 오를 때의 기분이 그토록 상쾌할 지 예상 못했다. 걷고 또 걷는 일. 몸을 최우선에 두고 걸음의 보폭과 훕후후 호흡을 유지하도록 머리가 지지해줘야만 가능한 일. 가슴에 꾹꾹 눌러 박은 '의지‘를 불태우는 일. 멋진 경험이었다. 의지의 불씨만 살려 놓는다면 자주 오르내릴 것이다.
지금이 7월이든 11월이든 상관없을 만큼 이번 새해에게 무심하다. 메마른 탓일까. 긍정의 기운인지 그 반대인지 복잡한 감정으로 시작하는 올해는 어떨지. 딱히 어떤 변화는 없을 것이다. 기회가 닿는다면 뉴욕행 티켓을 구입할까 정도의 막연한 계획 말곤. 지금처럼 돈을 벌고 아이를 키우고 집안을 정돈하겠지. 보태어 좋은 책을 꾸준히 읽는다면 봄여름가을겨울이 훌쩍 지나가겠지. 매일이 오늘 같음이 복이라며, 내년 이맘때 감사함을 읊고 싶다. 이 정도 바람은 괜찮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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