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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Scene

켄로치의 영화들




몸이 딱 두 개였으면 좋겠는 요즘이다. 쓰러질 거 같아 구해먹은 삼계탕 덕분인지 입 안 가득 돋은 혓바늘은 다행히 잦아들었다. 도통 극장을 찾을 겨를도 없어 놓친 영화들이 너무 많지만 어떤 영화를 놓쳤는지 가늠도 안 되니 이제 어디가서 영화 좋아한단 소리도 못하게 생겼다.

그나마 요 며칠 짬짬이 켄로치의 영화들을 봤다. '영국의 폭정에 맞선 아일랜드인의 저항을 그린'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을 시작으로 <빵과 장미> <숨겨진 계략> <랜드 앤 프리덤> 까지..

소신에 찬 정치적 발언을 영화로 소리 높이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그의 영화를 보며 깊이 느꼈다. 영화마다 등장하는 가치관마저 닮은 커플을 보며 나의 짝궁과도 그리 사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빵과 장미> 에서는 특히 주인공 마야에게 마음이 움직였다. 멕시코 국경을 온갖 재기를 발휘해 간신히 넘어와 빌딩의 청소부로 일하는 그녀의 당당하고 용기있는 모습에 감탄한 탓이다.

내면의 꿈틀거림을, 혹 그것이 정치적 욕망이라 하더라도 예술적 가치로 승화시키는 작업은 경이롭다. 켄로치의 영화와 이상엽의  '이상한 숲 DMZ' 사진 등이 같은 맥락에서 놀라운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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