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설희 [老母] , 류가헌
'어느새 늙고 병들고 겨울나무 마냥 앙상하고 쇠잔한' 모습이지만, 곱고 정갈하다. 백발의 머리칼은 아흔을 바라보는 노모의 자존심인양 강인해 뵌다. 카메라를 들고 선 딸과 노모 사이의 여백은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채워진 듯하다. 덕분에 클로즈업과 풀샷을 넘나든 작품들 어느 하나도 불편하지 않다. 아름답도록 유도되지 않았을 날 것의 다큐사진이, 참으로 아름답다.
류가헌에서 4월 8일까지 전시될 제 1회 온빛 사진상 수상작 한설희의 [老母]전은 공감을 부른다. 한없이 내리 사랑 주시는 우리내 엄마의 모습이, 어쩌면 미래 우리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기 때문이다. 지루하리만치 무엇을 어떻게 담을지 고민 중이지만 그저 찍고 싶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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