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ary

준비

2010 여름쯤
이제부터는 한젤이와 온전히 함께 할 채비를 해야 한다. 늘어져있는 생활패턴도 긴장시켜놓아야 한다. 삼년이 다 되도록 정 붙이지 못하고 있는 부엌살림과도 지체 없이 친해져야 한다. 자유롭게 즐기던 나만의 저녁나절도 아이의 몫으로, 우리의 시간으로 남겨 둬야 한다. 기쁘면서도 한편 두려움이 검은 그림자처럼 드리워진다. 엄마라는 역할놀이가 고단하진 않을까 닥치지도 않은 걱정에 마음이 무겁다.

습관대로 판단하는 것은 생각이 아니라고 했다. 옳은 생각은 이 변화를 따뜻하게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된다. 새롭게 주어진 시간 안에 또 다른 나를 발견해보기로 한다. 나의 확장을 기대해 보기로 말이다. 잊지 못할 추억들이 켜켜이 쌓이는 행복의 나날들도 꿈꿔본다. 한젤이와 함께라면 어쩜 실현 가능한 꿈일지도 모를 일이다. 먹이는 데는 약해도 노는데는 일가견이 있는 엄마와 함께라면 아이도 신나하지 않을까 애써 용기도 북돋아본다. 지금 생각 같아선 아기에게도 카메라를 하나 쥐어주고, 이곳저곳을 후비며 산책하는 것부터 해보고 싶다. 하지만 여전히... 입이 짧은 아가에게 뭘 만들어 먹일 지와 잠 오면 꼴부터 내는 아가를 어떻게 재워야 할지에 대해서는 깜깜하다.


반응형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쯤에서 '진보집권플랜'  (5) 2010.12.01
다시 태어난 기분  (2) 2010.11.22
자유의 본질 _ 리영희  (0) 2010.09.30
시선이 머문 자리  (0) 2010.09.17
행복호르몬 serotonin  (2) 2010.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