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 Newyork Green Market
채식 김밥을 싸보았다. 아가 유치원 선생님 파릇파릇의 청초함의 비결은 채식이었나보다. 계란도 먹지 않는다니 비건에 가까운 강경파다. 늦은 밤 부랴부랴 멸치는 드시는지 여쭙고 다행히 아주 잘 먹는다는 답을 들은 터. 그녀를 위해, 그녀의 김밥에는 당근 시금치 단무지와 함께 청량고추와 칼칼하게 볶아진 멸치를 다져 넣었다. 그 맛이 일품이다.
덕분에 나 역시 채식 김밥으로 점심을 떼웠다.
이게 실은 별 게 아닌데, 누군가를 위해 내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모아 만들어 건네니 기쁨이 된다. 그저 도시락일 뿐인데 말이다. 아침 잠시간 두어시간 쪼개 김밥 몇줄 더 마는 일을 경험할 때마다 뭐라 형언할 수 없는 만족감이 오른다. (이 말은 곧 평소에 타인에게 무심 했음을 반증하는 건지도 모른다.) 주는 일에 인색하지 말자. 주는 기쁨. 나누는 기쁨. 삶의 기쁨. 인생이 별 것 없어서 이렇게 산다면 만족스럽겠지 싶다. 천천히 배우다 알만 할 때 떠나게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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