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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er/One Pic One Tip

치앙마이 여행 다시 가고 싶은 이유 세 가지

치앙마이 가깝고 쉬운 여행지, 그 이상 

 

디지털 노마드의 시작으로 지난 2월 치앙마이에 1주일을 살았다. 일과 여행의 경계에서 그만큼 누리고 느꼈다. 가깝고 쉬운 여행지라는 인상 때문에 여행지 리스트에서 자꾸 뒤로 밀렸었는데, 팬데믹 후에 가장 먼저 선택한 이유가 가깝고 쉬워서였다. 선택하지 않았던 이유가 선택의 이유가 되는 인생의 장면이 난 뭐랄까 묘하고 신비롭다. 이 말은 곧 무엇이든 확신할 수 없다는 얘기 같아서. 선택에 정답은 더더욱 없으니 물흐르듯 지나보면 마음에 두었던 무엇은 반드시 만나게 된다는 진리 같기도 해서. 

 

가깝고 쉽고 따뜻하고 조용하고 상냥하고 

신과 같은 아름드리 나무들이 그득한, 치앙마에 다시 가고 싶은 이유 세 가지를 꼽아 봤다. 


Hotel ,

림핑 빌리지
Rimping Village Chiang Mai 

 

 


이곳, 림핑 빌리지 Rimping Village Chiang Mai 에서 머무는 내내 신과 같은 나무 곁을 서성이다 수줍은 사람들의 눈인사로 평온해진 마음을 잊지 않고 싶다. 마지막까지 고려한 올드타운의 타마린드와 비슷한 분위기지만 좀 더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이라 더 끌렸다. 물론  외곽에 위치해 누릴 수 있는 가격대와 고요가 나에게는 결적정인 선택 포인트. 



Restaurant 
Maadae Slow Fish Kitchen

 



퀄 좋은 아기자기한 소품들의 천국 Rivers & Roads 에 들렀다가 바로 옆 뭔가 들썩이는, 진짜 같은 느낌의 레스토랑을 발견한다. 바로, Maadae Slow Fish Kitchen. 내가 흠뻑 빠진 요소는 로컬들과 여행자들 한데 어울려 품격 있는 해산물 요리와 음료를 곁들이는 장면. 다양한 사람들과 치앙마이의 로컬 푸드의 격조에 캐주얼이 더해진 무드. 다음날 저녁에 또 찾아갔으나 일하시는 분이 넘치는 예약 리스트를 보여 주셨고 함께 웃었다. 킹 피쉬와 에일맥주, 우리 돈 15000원 정도. 현지 물가에 비하면 비싼 가격이었지만 최고로 최고였다.  


Shop 
Nussara

 


치앙마이에서 딱 한 곳에서만 쇼핑을 할 수 있어,라고 하면 글쎄, 라야 헤리티지 숍도 아름답고 귀한 것들 투성이었지만 가격대에 특유의 거품이 별로였고, 타마린드 숍에서도 영혼의 짝궁 같은 팔찌를 만났으나 눈을 의심한 가격 26만원. 두 번 팔에 걸고 거울 앞에 섰다가 인사하고 나왔다. 드디어 여기 Nussara, 누사라에서 지갑이 열렸다. 인생의 드레스를 발견해서인지 숍의 사진이 없다. 세상에. 그 드레스 가격이 3000밧, 우리돈 13만원 정도였는데 현금 결제만 가능했고 여행 날이 이틀 더 남아 거울 앞에 한참 서서 입고 벗고 기도하다가 조금만 할인 받을 수 있을까요, 물었던 기억. 간절하면 이뤄진다 했고 내 것이 되었다. 

 

나에게 여행이란, 


취향의 여행 스폿을 꼽는 글은, 예전 여행책 출판사에서 일로 경험했다. 오랜만이라 재밌구나.

 

나는 여행지의 스팟을 따라다니는 여행자는 아니다. 여행지에 묶게 되는 그 동네를 사랑해서, 단 하루라도 단골을 만드는 편이다. 간 곳에 또 가고 또 가서 또 마주친 사람들과 알은체를 하며  눈인사 찡끗 나누는 그런 여행을 사랑한다. 그러면서 그곳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바라보고 어떤 것에 마음의 문이 열리고 또 언떤 것에는 단단하게 잠겼는지를 읽는다. 그렇게 나와 조우하고 나와 다른 것들을 받아들여서 확장의 나를 만나는 과정을 '여행'이라 부르는 거 같다.

 

나는 여행지의 유명 스폿을 부러 찾아 걷는 여행자는 아니다. 여행지에 머물기 위해 선택한 동네와 사랑에 빠져서, 단 하루 머물더라도 동네 단골집을 만드는 편이다. 간 곳에 또 가고 또 가서 마주친 사람들과 알은체를 하며  눈인사 찡끗 나누는 관계의 여행을 사랑한다. 사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바라보고 어떤 것에 마음 문이 열리고 또 어떤 것에는 단단하게 잠기는지 읽는다. 그렇게 낯선 나와 조우하고 나와 다른 것들을 받아들여서 확장한 나를 데리고 집에 오는 여정을 ‘여행’이라 부르는 거 같다.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치앙마이에 다시 가고 싶은 이유 세 가지를 꼽았지만, 느긋한 사람들과 예술을 순수하게 다루고 일상에 녹여 삶으로 만드는 그곳 사람들에게 흠뻑 반한 여행이었다. 치앙마이에 다시 간다면 사람이 그리워서가 당연한 이유다.

 

 

nussaara 에서 겟한 인생 드레스 입고 춤추듯 걸은 밤, 치앙마이 핑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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