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170) 썸네일형 리스트형 다른 여행 2003. London 언젠가 읽은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방법’에서 비싼 돈 들여 해외여행을 하는 문화가 필요한지에 대해 고민해보자던 구절이 기억난다. 내게도 있을 여러 허영 중에 으뜸이 해외여행의 로망이기도 하니까 책을 읽던 당시 많은 공감을 했었다.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는 건 사실 발상의 전환이 가능하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큰돈이 드는 일도 아니다. 지난 한달 여 동안 재활용센터의 구석구석을 사진 찍다가 이런 생각을 했다. 어쩌면 바로 여기가 삶 중에 방문한 하나의 여행지 일지도 모른다는. 새로운 사람을 사귀고, 새로운 공간과 친숙해 지는 것. 폐지를 모아 건네는 식으로 그 세상에 참여하게 되는 것. 이 여행으로 몰랐던 당신들의 생활 속에 내 생활이 묻고 번지고 하면서.. 좀 더 풍성해 진다는 건(.. 이쯤에서 '진보집권플랜' 2010.11 햇살이 너무 좋아 가을을 예찬한게 엊그제인데, 어느새 겨울이 성큼 와 서있다. 높은 하늘의 따스함을 채 만끽하기도 전에 두꺼운 옷가지로 중무장하려니 아쉽기만 하다. 그래도 후 불면 일어나는 하얀 입김이 반갑다. 사계절을 누리고 사는 '여기'는... 얼마나 행복한 곳인가. 하지만, '행복' 이란 말이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여기'는 분단국가란 현실 아래 힘없는 누구는 목숨을 잃었고, 남은 우리는 또 언제 떨어질지 모를 포탄을 두려워하며 긴장감에 떨고 있다. 피난행렬 운운하며 위태로움을 고조시키는 뉴스보다 연평도에 남은 반려동물들의 소식에 더 마음이 쓰이는 나도 이쯤에선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진보집권플랜'(조국/오연호)을 읽기 시작했다. 평화와 화해에 집중해야 될 때.. 다시 태어난 기분 2010. 11. 강화도 우리 나이로는 서른하나가 된 해에 나. 뷰파인더로 세상을 보는 역할을 맡아 다시 태어났다. 그러고 보면, 나의 과거가 얼마나 '서른'을 갈망했었나. 이토록 찬란한 인연을 예감했다는 듯. 거울만 들여다볼 줄 알던 허울의 나로부터 벗어나 타인과 대화하기 시작해줘서. 흩어진 폐지를 제자리로 옮겨놓아 줘 고맙다. 아 먼저, 아끼던 보물을 선뜻 건넨 친구에게. 마냥 신나라한 내게 서운한 기색 하나 없이 네 영국의 생활을, 인도의 추억을 담아 준 D80을 선뜻 보내준 친구야 고맙다. 너는 나의 INVESTOR. 언제나 최고로 챙기마. 눈에 보이는 모든 것과의 관계 맺음이 곧 사진이란 걸 가만히 깨닫게 해준 선생님께. 사진과 함께여도 만약 당신이 없었다면 그건 앙꼬 없는 찐빵이지요. 당신에게.. 준비 2010 여름쯤 이제부터는 한젤이와 온전히 함께 할 채비를 해야 한다. 늘어져있는 생활패턴도 긴장시켜놓아야 한다. 삼년이 다 되도록 정 붙이지 못하고 있는 부엌살림과도 지체 없이 친해져야 한다. 자유롭게 즐기던 나만의 저녁나절도 아이의 몫으로, 우리의 시간으로 남겨 둬야 한다. 기쁘면서도 한편 두려움이 검은 그림자처럼 드리워진다. 엄마라는 역할놀이가 고단하진 않을까 닥치지도 않은 걱정에 마음이 무겁다. 습관대로 판단하는 것은 생각이 아니라고 했다. 옳은 생각은 이 변화를 따뜻하게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된다. 새롭게 주어진 시간 안에 또 다른 나를 발견해보기로 한다. 나의 확장을 기대해 보기로 말이다. 잊지 못할 추억들이 켜켜이 쌓이는 행복의 나날들도 꿈꿔본다. 한젤이와 함께라면 어쩜 실현 가능한 꿈일지도.. 자유의 본질 _ 리영희 2010. 9. 할머니 자기 자신에게 규율을 가하고, 그 규율이 자기 삶에 의미 있는 규율이기 때문에, 기꺼이 그것에 따름으로써 보다 승화된 삶의 모습으로 변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자유의 본질'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남이 준 것으로 인해 자유의 영역이 확대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오히려 자기에게 제약과 규율을 가하는 속에서 그것이 보다 더 의미 있고 높은 정신성으로 자신을 승화시킨다는 진리를 터득했어요. '대화' 중에서 시선이 머문 자리 2011. 5. 사흘간 머문 그곳의 정원이 꼭 이국의 풍경 같아, 와! 여기 하와이 같다!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며 산책을 즐겼다. 다음날 아침 잔뜩 흐린 하늘에서 곧 비가 쏟아졌다. 무심히 가는 비를 즐기는데 먼발치서 두 아주머니가 잔디를 손보는 모습이 보였다. 비가 와 발코니에 선 나, 비가 와 잔디 위에 쪼그리고 앉은 그녀들. 각자의 자리에 선 우리... 이 어색하고 미안한 마음이라니... 행복호르몬 serotonin 제주도 서부두수산시장. 2010. 9. 설탕이나 카페인, 알코올같은 물질과 끊임없는 포만감이 인체 특유의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의 생성을 저해한다. 반면에 지나치게 과식만 하지 않으면 충분한 수분과 야채, 과일 생선 섭취는 세로토닌의 두뇌 분비를 촉진시킨다. 생선에 포함되어 있는 오메가3 지방산은 머리를 위한 묘약, 두뇌를 위한 일종의 윤활유인 듯 보인다. 우울증 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 과일과 채소 위주의 식생활로 전환하고, 매일 최소한 2리터의 물이나 설탕을 타지 않은 차를 마시고, 일주일에 최소한 한 번은 생선을 먹도록 하니 환지의 80퍼센트가 몸으로 느낄 정도로 증상이 좋아졌으며 4명중 1명은 우울증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방법 중에서 ... 왕뚜껑과 코카콜라를 사든 학생과 .. 선이골, 떠나자 누구나 할 것 없이 생활이 빠듯하고 바쁘고 지친 서울의 삶. 거기에다 하루 스물 네시간 한 순간도 끊이지 않고 들려오는 온갖 소리들, 뿌연 하늘, 피해 의식, 두려움.... 남편과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뿐 이었다. 떠나는 것! ...우리는 왜 떠났는가? 우리는 왜 이곳에 있는가? 7년째 선이골 삶을 맞이하면서 우리는 ‘만니기’위해서 ‘떠났음’을 깨닫는다 . 서울 삶에서 우리는 ‘하나되는 만남’에 배고프고 목말라 했음을 깨닫는다. 선이골 외딴집 일곱 식구 이야기(김용희 지음) 중에서... 결혼과 같은 미래 따위의 고민을 채 하기도 전인 철 없던 시절 어느 해엔가 선이골 아이들을 다룬 방송을 챙겨보며 적잖은 감흥을 얻었더랬다. 언젠가 나도 뜻 맞는 솔메이트와 결혼을 하게 된다면, 토끼같은 자식을..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