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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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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문 마음에도 문이 있었으면 좋겠다. 도대체 네 마음엔 뭐가 들었니? 묻기 전에 슬며시 문고리를 잡고는 쓱 열어보고 싶어진다. 난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 걸. 이 얘기들 다 풀어내려면 훌쩍 늙어버릴 것만 같아. 편하게 네가 보고 가. 여기 진심의 문을 열어봐.
그림자 같은 미래 Alfred Stieglitz 달팽이 사진관 막바지. 약 2달여 시간의 결과물로 우리들의 사진이 담긴 작은 책 한권을 만든다. 고민이 많았지만 일단 시작해 보자며 내 사진의 주인공인 그녀와 인사를 나누고 말을 섞었다. 이 과정은 예상보다 넘치는 고민과 질문을 주었다. 느끼는 감정도 복잡했다. 어느 날은 하늘을 날 듯 기쁘다가도 다음날엔 자괴감에 빠지는 식이었다. 사진을 도구로 생전 처음 소통하기, 관계맺기를 시작한 난 스스로에게 얼마만큼 너그러워져야 할 지 알 수가 없다. 다만 마음이 원해서 따라가고 있을 뿐... 앞으로 가고자 하는 길과 미래의 내 모습을 그려보지만 그림자만큼이나 어둡다. 급히 적어내린 이 글 안에 어렴풋 빛이 있을까. 사진.. 그렇게 하고 싶음 내 카메라 써. 사놓고 모셔만 둘 바엔 ..
아름다운 삶...마무리 이 책을 만나건 행운이다. 모래바닥에서 자갈밭으로 변해가는 영혼을 물젖게 해주었다. 책장을 덮고 다시 펴 드는 반복 안에서 작은 부분이라도 닮도록 애써보련다. '나'를 적어넣을 때마다 마음이 불편했다. 나는 끊임없이 계속되는 '나'를 싫어하며, '나'와 상관없이 남은 여생을 보내면 행복하겠다. 날마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훌륭하고 완전한 삶을 살려고 하고, 계속해서 이 목표들을 추구한다. 이것은 늘 자연 속에서 살고, 생계를 위해 일하며, 사람들과 만나고, 진리와 아름다움, 우주와의 접촉을 위한 탐구를 계속해나가는 것을 뜻합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이 갖고 있는 소유물이 아니라 당신 자신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나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 어떤 행위를 하느냐가 인생의 본질을 이루는..
패스트푸드 중독 패스트푸드를 끊자고 다짐한 게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른다. 매번 '맛없어' 후회하기 일쑤인데도 도대체 발길이 자꾸만 가 닿는 건 왜일까. '오호라, 빠르군. 맛도 좋네' 감탄할 때도 물론 있다. 하지만 난 안다. 3년 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본 에서 본 그들의 적나라한 실체를. 온갖 조미료를 섞어 우리의 입맛을 값싸게 길들이고, 싼 노동력을 착취하며 거대 도살장을 가동하는 속이 시커먼 거대한 그들의 눈속임을 말이다. 오늘 점심도 맥도날드 새우버거로 해치웠다. 잠시 책방에 들러 이것저것 살피다보니 시간도 없고 현금도 똑 떨어진 상태였다. 혼자인 것과 카드계산에 크게 마음 쓰지 않을 수 있는 곳을 선택하자 싶을 때 맥도날드가 시야에 들어왔다. 예상보다 북새통을 이룬 그곳에선 콜라와 포테이토를 종이컵에 담는 그..
기도 해 보기로 기도 하는 사람들이 눈 안에 들어온다. 모르긴 해도 불과 한 두달 새에 벌어진 일이다. 심경에 어떤 변화가 있었던걸까. 기도라면... 어릴때 뭣 보르고 외운 주기도문 외에 좀 커서는 대학합격이나 운전면허 합격 혹은 그의 전화 따위를 바라며 두 손을 모은 기억이 고작인데. 요즘은 특히 식사 전에 조용히 눈을 감고 기도하는 자들에게 자꾸 눈이간다. 가슴에 그리스도를 가진 삶이 내게도 필용하다는 판단이 선걸까. 그리스도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 해서 조금씩 알아가려고 노력중이다. 의미를 더하면 스스로를 전도하는 셈이 되겠고 있는 그대로를 말하면 관련 책을 조금씩 찾아 읽는 수준이 되겠다. 예수도 당시 열린 귀를 가진 자들에게만 자신의 말씀을 전하셨다 하니 스스로에게 그의 말씀을 바로 새기기에 이보다 더 적..
예술을 듣다 '이소라 세번째 봄' 처음 노래 '아멘' 앙코르 곡 '난 행복해'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아멘은 멜로디가 난 행복해는 가사가 가슴을 때렸다. 나처럼 혼자 온 사람들도 제법 보였지만 연신 박수를 치고 환호를 지르다가 흐르는 눈물을 남몰래 훔쳐야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당황스러웠다. 그만큼 이소라의 목소리는 우릴 울리기에 충분히 ... 슬펐다. 그녀도 얘기했다. 오늘 한번 우울해 보자구요. 인생이 꼭 그렇게 기쁘지만은 안잖아요. 황사에.. 찌는 듯한 더위에.. 죽고 싶은 가을에.. 또 뼈를 에는 듯 한 추위.. 그죠? 이소라의 프로포즈에서 이소라가 노래를 부르던 날, 반주를 듣던 그녀가 급작스럽게 터져버린 눈물때문에 무대 위를 내려왔다 오르기를 반복하는 NG상황이 방송에 그대로 전파되던 그날 덩달아 따라 울던 기억이 났다. ..
책상 위 여행 in HAVANA HABANA VIEJA from Van Royko on Vimeo. 오전엔 주례회의가 있었고, 나의 포지셔닝이 약간 헷갈렸지만 유익했던 어떤 프로젝트에 대한 오후 회의도 끝마쳤다. 허리가 계속 아파 등을 좀 꼿꼿이 세워 앉았는데 어쩐지 좀처럼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심의를 위해 몇 작품을 DVD에 굽고 이래저래 인터넷을 뒤적거렸다. 뜻밖에 발견한 영상 하나, 영화 의 배경이기도 한 쿠바의 수도 아바나 HAVANA 다. 4분 동안 푹 젖어 그 곳을 봤다. 이게 바로 짧은 영상의 위력이구나. 무기력한 직장인을 감상적인 여행자로 달뜨게 하는.
자유로운 영혼, 불편한 진실 <사람 풍경> 한 살 반부터 외가에서 살다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어 엄마가 나를 데려가기 위해 외가에 왔을 때의 일이라고 했다. 막 일곱 살이 된 나는 엄마가 온다는 사실을 안 순간 신발도 신지 않고 단숨에 집 밖으로 달려 나가더라고 했다. 그 길로 3백미터쯤 떨어진 작은 외가 집으로 달려가 곧바로 그 집 안방으로 뛰어 들어갔다고 했다. (...) 이불 밑으로까지 몸을 숨기더라고 했다. 작은 외할머니가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엄마가 잡으러 왔다.”고 대답했다고 했다. 김형경 내게도 또렷한 유년의 삽화가 하나 있다. 하굣길, 언제나처럼 단짝 친구 나영이네 집으로 향했다. 어느 때처럼 나영이 엄마는 나영이를 안고 만지고 극진히 살폈다. 대충 가방을 내려놓고 집 앞 놀이터로 나와 한참을 놀았고, 나영이는 이제 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