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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알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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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풍경 Antique and Feeling 2011. 1. 22 "어떤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대상에 대한 존중없이 서둘러 일을 끝내면 사진 안에 거리감과 냉담함이 그대로 실린다. 당신이 대상을 섬세하게 배려하고 그들의 삶에 공감한다면 이미지의 풍경은 완전히 달라진다. " 하루 동안 종로를 걸었다. 정확히 하루 중 5시간동안 광화문에서 종각, 낙원동의 낙원상가, 탑골공원, 세운상가 등을 걸으며 보았고, 가끔 사진을 찍었다. 서울사진축제의 ‘서울 같지 않은 서울’ 서울 길 걸으며 사진찍기 워크샵에 참여한 탓이다. 사진가와 함께 서울길을 걸을 수 있단 매력 뿐 아니더라도, 죽었다 깨도 혼자는 코앞의 종로 길을 다섯 시간 동안 걷지 않을 나 자신을 잘 알아 기회를 놓치지 말자며 서둘러 신청했었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
이미지비판론 2007. 12. 쩌우줭 '사진의 충격은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진다. 감각은 반복을 통해 둔화된다. 감각이 둔해지면 양심도 둔해진다.' (수전손택), '카메라는 유행을 쫓아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가난마저 유희의 대상으로 바꿔버린다.' (발터 벤야민). 날선 비난을 피할 길이 없다. 시선이 머문 곳엔 가난한 피사체가 있다...
'아이 엠 러브' '아이 엠 러브' 2011. 1월 개봉 가끔 나의 일부를 떼어 놓을 때가 있다. 그것도 기꺼이 능동적으로. 정확히는 시댁 식구들과 함께 있을 때 대체로 그런 편이다. 그땐 일도 고민도 기분도 멀찍이 둔다. 그렇다고 나란 이 자체가 타인으로 변신하는 건 아닐 테지만. 아무도 직언으로 지시하지 않은, 그렇지만 모두가 알고 있는, 스스로는 찾지 않을 역할의 자리로 가 해내야 될 일들은 한다. '아이 엠 러브'(감독 루카 구아다그니노) 의 엠마(틸다 스윈튼)에게 옅게나마 '나' 를 비춰보는 건 지나친 이입일까. 엠마는 이탈리아 상류층 재벌가로 시집온 러시아 여자다. 겉으론 화려해 보여도 가족행사를 치밀하게 준비하는 가정 비서 역과 아이의 옷가지를 세탁소에 맡겨주는 가정 주부의 역까지. 엠마는 가정 안에 정형화 ..
서울사진축제 ~1.31 2011. 1 서울사진축제 '지상의 서울과 지하의 서울' 제1회 서울사진축제가 서울의 한복판인 서울시립미술관 경희분관(광화문)과 남서울분관(명동)에서 한창이다. '지상의 서울과 지하의 서울' 전시는 과거와 현재의 사진을 엮어 지상의 서울과 지하의 서울을 교차해 보여준다. 대형 프린트 된 서울의 지하 공간 사진들은 거대한 비현실의 공간처럼 묘사돼 낯선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또한, 서울의 60-70년대 시대상이 반영된 사진들을 보면 사진이 가진 의미 중 '기록성'에 대한 무게감을 느낄 수 있다. 이 전시는 1월 31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경희분관에서 관람 가능하다. 절대 감상해야 할 공간이 또 있는데, 바로 '사진책 도서관'. 무려 1000여권에 가까운 귀중한 사진집을 무료 감상할 수 있게 진열돼 있다...
머물도록 하는 힘 'Rachael' 2011. 1. 레이첼 & 막시밀리언 콘서트 2005년도인가. 야마가타(Rachael Yamagata)의 목소리에 홀려 그녀를 한 꺼풀씩 탐닉하다가 최근에는 슬쩍 우울하고 싶은 날 꺼내듣곤 한다. 어두운 음색과는 다르게 실제 그녀는 발랄함 자체였다. 잘 노는 언니의 포스를 발휘하며 섹시한 농담도 감각적으로 뱉었고, 함께 공연한 막시 밀리언 해커의 마르고 긴 몸에 살짝 기대 안기며 익살맞은 표정도 보였다. 앙코르 무대에는 걸쳤던 윗옷을 벗고 나풀거리는 민소매 원피스로만 등장해 열렬한 환호를 받기도 했다. 뭐니 뭐니 해도 중저음의 섹시한 음색으로, 자신의 이별담을 무심하게 애기하다 진심을 열창하는 모습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매혹적이었다. 막시 밀리언 해커(Maximilian Hecker)의 목소리는 힘이..
혜화의 겨울 이야기 '혜화,동'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 감독상, 서울독립영화제 작품상, 배우상(유다인), 코닥상(3관왕) 수상에 빛나는 2011년 상반기 최대 기대작 '혜화,동' (제작 비밀의 화원, 제공 스튜디오 느림보/락타고 픽쳐스)이 2월17일 개봉합니다. '혜화,동'은 민용근 감독의 첫 작편작입니다. 그의 대표작인 단편영화 '도둑소년' 의 빛나는 감수성이 오롯이 긴 호흡 안에 녹아들었습니다. 작년 여러 영화제를 통해 관객에게 먼저 선보였고, 이미 웰 메이드 작품으로 크게 회자되고 있지요. 저 역시 작년 부산에서 작품을 처음 만나보곤, 올해의 발견이라며 흥분했었어요. '혜화,동' 은 시네마 상상마당, CGV 무비꼴라쥬관, 롯데 아르떼상영관,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등 예술영화전용관에서 개봉 될 예정입니다. ..
현빈의 영화로 불리기엔... '만추' 2010. Piff '만추' 드디어 '만추'가 개봉한다. 작년 배급 라인업에서 기약 없이 밀렸다가 '시크릿 가든'의 주원이로 급부상한 현빈 특수를 노려 부랴부랴 개봉하는 꼴이 우습지만, 어쨌든 영화의 개봉 소식은 축하할 일이다. '만추'는 남편을 죽이고 수감된 지 7년 만에 외출을 허락받은 애나와, 미국에 온지 갓 2년이 넘은 바람둥이 훈의 찰나의 러브스토리로 이만희 감독의 1966년 동명의 멜로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만추'는 작년 부산영화제에서 본 작품 중 단연 으뜸이었다. 무엇보다 영화의 배경이 된 안개 자욱한 시애틀의 신비로운 분위기로부터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더해 현빈과 탕웨이 두 주연배우의 있는 힘껏 절제된 연기가 흠 잡을 데 없어 보는 내내 애절하고 아련했다. 특히 탕웨이의 메마른 듯..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2003. London 오래 살고 싶은가? 그렇다면 적게 먹고 살을 빼는 확실한 방법 외에도 시골로 이사해야 하고, 회사 일을 집으로 갖고 오지 말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반려동물을 들이고, 휴식하는 법을 배우고, 현재만 생각하고, 웃고, 음악을 듣고, 하루에 예닐곱 시간을 자야한다. 장수하는 조부모와 부모를 두는 축복을 받아야 한다(수명의 35 퍼센트는 유전적 요인으로 결정된다), 결혼을 하고, 많은 아이를 낳고, 어머니와 가깝게 지내고, 자식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손자들을 돌봐야 한다. 교육을 잘 받고, 뇌를 자극하고, 새로운 일을 배워야 한다. 낙천적으로 생각하고, 화를 긍정적인 방식으로 발산하고, 언제나 옳아야 한다는 강박을 버려야 한다. 담배를 피우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