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경복궁 역
허둥지둥 버스정류장으로 달린다. 매일 반복되는 조바심. 토끼반 선생님이 퇴근하는 6시가 되면 아기는 당직 선생님이 계신 1층으로 이동한다. 낯선 공간으로 향하는 길목에서부터 울기 시작한 아기가 품에 안겨서까지 한참을 흐느끼는 게 안타까워 서두르는 오후는 일상이 됐다. 길가 사람들 팔꿈치를 툭툭 쳐가며 냅다 뛰는데, 문득 깍지 낀 두 손이 시야에 들어온다. 여자의 손이다. 그것도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 두 분의. 오랫만에 아름다운 장면이 눈 앞에 있다. 애기 좀 울더라도, 늦자고 마음 먹고 뒤따르기로 한다. 삐뚤빼뚤 따라 걸으며 우정과 사랑이 범벅됐을 당신의 추억을 상상해본다. 붐비는 인도를 지나 좁다란 시장 초입에서 방향을 틀어 간판 없는 가게 안으로 들어서신 두 분의 뒷모습이 선하다. 변치 마세요..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