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종일 한 자리에 앉아 읽고 썼다. 파이롯트와 컴포지션스튜디오가 함께하는 만년필 글쓰기 클럽을 하고 있다. 이번 주제가 “어린 시절의 엉뚱한 일”이었다. 어릴 때 바이올린을 배웠다로 시작하는 글에서 피아니스트가 꿈인 엄마가 등장했다. 자신의 못 이룬 꿈을 딸에게 투영하고 기대했을 엄마 마음이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적혔다.
엄마는 늘 엄마 그대로인데 나는 상황과 감정마다 엄마를 피곤해도 하고 그리워도 하는 딸이었구나. 외롭고 아프고 복잡했을 젊은 엄마는 일기를 쓰고 기도를 했는데, 지금의 내가 그 엄마를 똑같이 닮았구나.
내가 엄마를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결국 내 미래의 모습이겠구나. 엄마가 사랑스러우면 사랑스러운 내가, 엄마가 지혜롭다면 지혜로운 내가 되겠구나. 엄마가 나구나. 엄마 사랑이 고파서 불만을 그러모으는데 세월마다 애를 썼구나. 엄마의 뜨거웠을 마음을 고단했을 하루를 의미를 더하려고 기도한 밤들을 함께 안아주지 못해 아프다고 적었다. 사랑해 엄마라고.
그나저나 어른들의 세계라고만 생각한 만년필로 글 쓰는 기쁨이 이 정도로 클 줄 몰랐다. 거의 무아지경이 된다. 춤을 추는 것, 고른 숨을 쉬는 것과 비슷한 정도로 행복하다.
#컴포지션스튜디오
#파이롯트만년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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