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 제일검이라 불리는 검객 진영영은 최고가 되기 위해 아무도 믿지 않고, 감정을 절제하는 방법을 배웠다. 진영영은 “만약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난다면 절대로 부서지지 않을 강철로 된 몸으로 환생”하고 싶어했다. 그리고 영영은, 강철로 된 몸과 강철로 된 심장을 가진 커피 자판기로… 다시 태어났다.
어느 날 술에 취한 채 비틀거리며 집에 가던 혜미는 길가에 우두커니 서 있는 커피 자판기를 집 앞까지 끌고 온다. 혜미는 술을 마시면 동정심이 강해져 모든 사물이 외롭게 보였다. 하루종일 길에 서서 일할 커피 자판기 영영이 힘들것을 걱정한 혜미는 자판기의 문을 열어 꽃을 넣어주었다. 어느새 커피 자판기에는 꽃 향기를 맡은 수 마리의 나비가 날아든다.
무한한 상상력의 힘으로 커피 자판기 영영과 혜미의 사랑 얘기를 그린 장형윤 감독의 <무림일검의 사생활>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무엇보다 나와 이름이 같은 혜미가 반가웠다. 혜미를 직접 그려준 장형윤 감독의 사인을 받고, 다시금 <무림일검의 사생활>을 떠올렸다. 이어폰을 나눠 꽂고 한 음악을 들으며 하늘을 날아오르던 영영이와 혜미가 다시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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