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정말이지 영화다운 영화다! 물론 <언 에듀케이션> <어웨이 위고> 도 좋았지만, 이 두 영화는 훗날 DVD로 봤대도 크게 후회하지 않을 뻔했다. 바로 <셔터 아일랜드>에 비하면 말이다.
필름온에서 뽑은 제목대로 ‘고전영화 미학의 재림’이 정확히 들어맞는 이 영화는 마틴스콜세지가 작정하고 오마주한 히치콕의 영화처럼 과거로 회귀한듯한 영상미학을 보여준다. 내겐 바로 이점이 <셔터아일랜드>의 최고 매력이다.
셔터 아일랜드라는 미지의 섬에 중범죄들만을 격리, 치료하는 정신병원이 있다. 도저히 탈출이 불가능해 보이는 이곳에서 한 여인이 신발도 없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수사를 위해 연방보안관 테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그의 동료 척(마크 러팔로)이 도착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그리고 영화는 테디가 겪은 과거의 트라우마를, 악몽과 끔찍한 두통으로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한편 좀처럼 풀리지 않는 사건의 실마리를 쫓아 관객의 숨을 끝없이 죄여온다.
당장 읽고 싶어진 영화의 원작, 데니스 루헤인의 <살인자들의 섬> 이 워낙 훌륭하대도, 원작을 이토록 매끈하게 영화화한 건 바로 마틴스콜세지라는 거장이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여기에 그의 페르소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미간의 주름을 더해 상처와 불안으로 점철된 극중 테디의 모습이 바로 제것인양 놀라운 연기를 보여준다. 더해서 영화의 엔딩크레딧이 오르고 나면 척을 연기한 마크 러팔로의 연기에도 새삼 박수가 터져 나온다.
<셔터 아일랜드>는 스릴러 영화로 1%도 부족함이 없지만, 무의식, 트라우마, 자기분열 같은 인간의 내면을 고집스럽게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단순히 흥행을 노린 헐리우드 영화들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꽃샘추위가 반짝 고개를 든다는 이번 주말에, 하늘이 어둡고 잔뜩 칙칙하다면 더욱 더 <셔터 아일랜드>를 보러 극장으로 향하면 좋을 것같다. 컴컴한 봄날과 ‘고딕풍의 미스터리 스릴러’의 앙상블에 제법 마음을 뺐길지도 모른다.
반응형
'Film Scen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 잘해요...뭐든지 '하녀' (5) | 2010.04.02 |
---|---|
이창동 <시>, 거장의 필체와 선택 (2) | 2010.03.30 |
<반드시 크게 들을것> 포스터촬영장 with 타바코쥬스, G익스프레스 (0) | 2010.03.18 |
<공기인형> Poster 골라보는 재미 (0) | 2010.03.15 |
17살 인생 최고의 선물은? <언 애듀케이션> (4) | 2010.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