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뿐 아니라 일이나 재능이나 관계에서 ‘여기까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런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때가 있다. 슬프지 않다. 최선을 다했고 행복했고 이룰 만큼 이루었고, 잃을만큼 잃었고 아무것도 추구할 수 없는, 모든 것이 완벽하게 끝난 시점. 살기 싫은 것이 아니다. 삶이 좋은 의미에서 소진된 것이다. 아프거나 미치지 않은 상태에서 ‘여기까지’라고 판단할 수 있다.
삶과 죽음의 유일한 차이는 행이든 불행이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가능성이다. 죽음의 반대는 호기심,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은 알 수 없다는 불안과 설렘이지 당위로서의 생명이 아니다.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 정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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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진 글을 읽으면 늘 떨린다.
아프다 말하지 않는데
옴살이 하나 없는데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져서다.
이번 책 역시 그녀가 늘 천착하는
죽음의 얘기로 시작된다.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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