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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길을 잃는 것


길을 잃는 것, 철학하는 것.

반드시 알아야 할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하는 그런 호기심이 아니라 자기가 자신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을 허용해주는 그런 호기심 말이다. 지식의 습득만을 보장해 주고 인식 주체로 하여금 길을 잃고 방황하도록 도와주지 않는 지식욕이란 무슨 필요가 있을까. 우리 인생에는 성찰과 관찰을 계속하기 위해서 자기가 현재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으며, 자기가 지금 보고 있는 것과 다르게 자각할 수도 있다는 의문이 반드시 필요한 순간이 있다. ... 그렇다면 철학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자기가 이미 알고 있는 걸 정당화시키는 게 아니라 어떻게, 그리고 어디까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과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가를 알아내는 노력, 그것이 아닐까.

교양을 쌓는 호기심이 아니라 나를 나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호기심, 지식의 습득이 아니라 길을 잃고 방황하도록 도와주는 그런 지식욕.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정당화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지, 우리가 어디까지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비판적 사유. 푸코는 그것을 철학이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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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길을 잃고 방황하기를 두려워 하지 않을 이유
하나를 더 챙긴다.

#푸코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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