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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hts

또 런던의 그 거리

2006.9 London

또 런던의 그 거리. 익숙한 듯 낯선 길 한복판에 서서 주위를 둘러보다 잊지 않은 그 번호를 꾹꾹 눌러 전화를 건다. 꿈속에서 이미 꿈이란 사실을 인지한 나는 놀란다. 어쩜...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처럼 또렷이 기억할 수 있을까. 신호음 대신 친구의 밝고 장난스런 목소리가 들린다.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남겨놓은 듯하다. 괜스레 맥이 빠진 느낌으로 스르르..눈을 뜬다.

연휴 때 읽으려고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영국산책'을 빌려온 터. 런던의 꿈을 꾼 건 그래서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겠지. 런던은 첫사랑처럼 내게 여행에의 사랑을 움트게 한 첫 도시니까. 긴 연휴를 앞두고 예전 같음 자유로운 여행을 계획했을 텐데, 이젠 그럴 수 없다는 어떤 부질없는 미련에 아마도 꿈에서나마 훌쩍 그리운 그곳엘 다녀온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몇 달 전 처음 가본 한의원에서 잠을 많이 자는데도 피곤해요. 아마 꿈을 너무 많이 꿔서인 것 같기도 하구요... 라고 말했고, 예민한 성격 때문이라는 답을 들었다. 에이. 예민은요 무슨. 했지만 가끔은 정말이지 걷고 있는 이 길이 꿈에서 걷던 길은 아닐까 의심이 들기도 해 머리가 복작복작하다.

2006.9 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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