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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정신의 지중해

 

"그러니 중요한 것은 일상에 매몰되지 않는 것, 의식의 끈을 놓지 않는 것, 항상 깨어 있는 것, 내가 나의 주인이 되는 것, 부단한 성실성으로 순간순간에 임하는 것, 내일을 기대하지 않는 것, 오직 지금만을 살아가는 것, 오직 이곳만을 살아가는 것, 쉬이 좌절하지 않는 것, 희망을 가지지 않는 것, 피할 수 없다면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 일상에서 도피하지 않는 것, 일상을 살아가는 것. "

모든 요일의 기록, 김민철 지음

동의하고 또 동의한다. 나도 (예전의) 그녀처럼, 매일 회사에 출근하면서 매일 회사에 가기 싫다. 매일 출근하는 아침을 믿을 수 없어 하며 출근하면, 막상 아무렇지 않게 일하고 심지어 가끔 어떤 날은 열심히 한다.

그녀가 김화영의 < 행복의 충격> 에 이어 알베르 카뮈로 달음박질치면서 중요한 것은 떠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가능한 한 그곳에 살아남아 버티면서 멀고 구석진 고장에 서식하는 괴이한 식물들을 가까이에서 관찰” 하라는 글을 몸소 읽고 정신의 지중해에 도착했듯.

함참 늦었지만, 나 역시 김민철의 글을 읽고 내일 너머 미래의 어떤 날 말고, 지금 이 순간 오늘 최선을 다하고 싶다.  

나보다 어린 작가의 감상에 기꺼이 동그라미 스티커를 붙여 두는 일로 37살을 마무리 한다.

2016.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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