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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Scene

WIlD

 

 

2014, Director: Jean-Marc Vallée

 

 

 

고통을 이겨 낸 누군가의 새 삶은 얼마나 (부러울만큼) 아름다운가.

 

이만하길 다행이라며 안심하다가도 완전히 다른 '나'로 극복되고자 하는 욕망은 꽁꽁 숨었다 간혹 고개를 내미는데 영화 <와일드>를 보면서 그랬다.

 

세상 단 하나 밖에 없는 오직 내 편인 엄마를 잃고, 마약과 섹스로 쩌든 절망 속의 셰릴. 결국 그 한계점에서 내린 결정 총 4,286Km인 하이킹 코스 PCT(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인). 그리고 94일간 이어지는 고독. <와일드>는 영화 문법 밖에서 그저 길의 태양 아래 선 그녀의 모습을 천천히 따라 간다.

 

그녀가 인적 드믄 외딴 길을 걸을 때마다 후회로 점철된 '와일드'한 과거가 기억에 소환된다. 그리고 엄마. 엄마의 흥얼거림, 목소리, 눈빛과 그 모든 것이 오직 걸을 뿐인 그녀를 지키주고 또 흔든다. 알콜홀릭인 폭력 남편에다 무너지기 직전의 이 집에 사는 엄마가 얼마나 불행한 지 모르냐고 쏘아붙였던 그녀에게 엄마는, 그럼에도 긍정하고 미소 짓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I miss you.

 

어쩌면, 돌아갈 곳도 의지할 단 한 사람도 없는 그녀여서 가능한 극복이 아니었을까. 이렇게 반문하는 나는 고로 여전히 안도와 탈출의 욕망이 공존하는 모순의 궤도 위에 위태롭게 서있다. 현재의 나를 나는 왜 긍정하지 못할까. 지금의 삶을 왜 극복할 무엇으로 여길까 영화를 보는 동안 여러번 눈물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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