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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레이와 그의 친구들' 만레이와 그의 친구들 사진전, 서울 시립미술관 본관 1층. 만레이가 사진사에 중요한 한 휙을 그은 인물이라는 것. 사진이 예술이 아닌 시절,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이라는 것을... 인지하고서. 바라본 그의 사진들 중에서 먼지를 그림처럼 잡아낸 란 작품이 특히 인상적. 사진 자체로만 어떤 분위기를 내는 작품에 마음이 가지만 사진으로 조각을, 혹은 사진 위에 목탄으로 그림을 그려 넣는 등 여러 예술 장르를 결합의 작품들을 감상했더니, 사고 범위가 확장된 느낌이다. 뜨거운, 감성을 자극하는, 마음을 대신 비춰주는, 분위기로만 전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사진을 찍고 싶지만. 수많은 방식으로 각자의 욕망을 표현하려는 작품들에게서 적잖은 감흥을 얻었다.
땅의여자 농촌에 정착한 여자 셋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땅의 여자' 를 전체적으로 전혀 슬픈 내용이 아니지만 어느 한 장면에 크게 공감해 흐르는 눈물을 조용히 닦아내며 봤던 기억이 난다. 아끼는 작품이라 유독 개봉 소식을 기다렸는데 드디어 9월 9일로 날이 잡혔나보다. 아마 개봉을 위해 포스터 촬영도 진행된 모양이다. '잘 먹고 잘 살고 있다'는 짧은 카피가 마치 안부 인사처럼 반갑다.
'eugene richards'처럼 종로 통의동. 2010.7. 나는 우선 그들에게 사진을 찍기 위해 왔다고 밝힌다. 어떤 사람은 흔쾌히 친구가 되기도 한다. 그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고 인터뷰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사진을 찍지 않은 채 그들에게 집이나 직장에 함께 가지고 제의한다. 그들이 나를 잊었을 때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그 때 사진이 잘 나온다. 대충 그 과정은 만나서 악수하고, 말하고, 커피도 한잔하고 나면 약 2시간 정도 흐르게 된다. 코카인에 대한 사진도 그와 비슷하다. 이때는 약 3주가 지난 후였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그들은 자신의 처지를 이야기하고 싶어했다. 그들은 어떤 때는 나의 존재를 잊기도 했다. 그것은 믿음이 필요했다. 모든 상황에는 그들만의 문화가 있기 때문에 나는 그것들을 깨뜨리기 않기 위해 노력..
충무로에서 갈 일이 딱히 없겠거니 했지. 충무로. 요즘처럼 자주 들락거릴 일이 생길 줄 누가 알았나. 충무로의 밤. 하늘. 누가 설명해주지 않아도 마치 충무로의 것처럼 보이잖아. 신기하지. 저 날 저 밤의 하늘이 꼭 내 마음과도 닮았어. 그 밤을 기억하는 지금 마음도 저렇게 ... 희린듯 맑고 어두운듯 환해.
Orange 고민 끝에 장만한 레인부츠를 '에라 모르겠다' 신고 나왔다. 해가 쨍 하니 뜨는 아침에 어울리지 않지만.. 당당해 보이려고 모델처럼 또각또각 걸었더니 덥더라. 오후가 되자 바람대로 여기 하늘에서 굵은 빗줄기가 쏟아진다. 난 비가 좋은걸. 비오는 차창 밖을 보노라니 어쩜 스마일 이모티콘 같기도 하고 할로윈 호박 인형 같기도 한 주황빛이 오롯이 박혀 보인다.
2010 cine vacances seoul ‘2010 시네바캉스 서울’에서는 특별히 ‘매혹의 아프로디테’라는 주제로 마를렌 디트리히에서 스칼렛 요한슨에 이르는 은막의 스크린을 매혹과 신비로 담아낸 여배우들과 여인들의 다양한 매력이 담긴 영화들을 상영합니다. 여배우는 관객을 영화에 연결시키는 화신이자, 영화적 상상력의 매개자로 영화의 매혹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여배우는 또한 언제나 신비한 존재이자 매혹의 대상이고 영화적 질문을 구성합니다. 여배우는 조셉 폰 스턴버그와 디트리히의 관계처럼 영화의 전부이자 영화에서 가장 큰 갈망의 대상이며, 감동의 대상이고 가끔은 혐오와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이번 ‘2010 시네바캉스 서울’에서는 다양한 여배우들이 영화 속에서 매력을 보여준 고전에서 현대에 이르는 30여 편의 영화를 상영합니다. 영..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의 금요일 밤 양평으로 MT 다녀오는 길. 금요일밤의 짜릿한 데이트 금요단편극장이 열리는 밤. 몸집만한 가방을 둘러메고 터벅터벅 낙원동으로 향했다. 경주여행과 케 세라, 세라 두 편의 기분좋은 단편영화가 상영 준비를 마치고, 언제나처럼 그리 많지 않은 관객들이 입장하자 기분이 몽롱해졌다. 피곤이 지친 탓일 텐데 힘들다는 느낌보단 기운을 내고 싶다는 묘한 긍정의 상태가 되었다. 바로 여기가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이기 때문이었을까. 곧 '2010 시네바캉스 서울' 매혹의 아프로디테가 시작된다.
켄로치의 영화들 몸이 딱 두 개였으면 좋겠는 요즘이다. 쓰러질 거 같아 구해먹은 삼계탕 덕분인지 입 안 가득 돋은 혓바늘은 다행히 잦아들었다. 도통 극장을 찾을 겨를도 없어 놓친 영화들이 너무 많지만 어떤 영화를 놓쳤는지 가늠도 안 되니 이제 어디가서 영화 좋아한단 소리도 못하게 생겼다. 그나마 요 며칠 짬짬이 켄로치의 영화들을 봤다. '영국의 폭정에 맞선 아일랜드인의 저항을 그린' 을 시작으로 까지.. 소신에 찬 정치적 발언을 영화로 소리 높이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그의 영화를 보며 깊이 느꼈다. 영화마다 등장하는 가치관마저 닮은 커플을 보며 나의 짝궁과도 그리 사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에서는 특히 주인공 마야에게 마음이 움직였다. 멕시코 국경을 온갖 재기를 발휘해 간신히 넘어와 빌딩의 청소부로 일하는 그녀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