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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삶...마무리 이 책을 만나건 행운이다. 모래바닥에서 자갈밭으로 변해가는 영혼을 물젖게 해주었다. 책장을 덮고 다시 펴 드는 반복 안에서 작은 부분이라도 닮도록 애써보련다. '나'를 적어넣을 때마다 마음이 불편했다. 나는 끊임없이 계속되는 '나'를 싫어하며, '나'와 상관없이 남은 여생을 보내면 행복하겠다. 날마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훌륭하고 완전한 삶을 살려고 하고, 계속해서 이 목표들을 추구한다. 이것은 늘 자연 속에서 살고, 생계를 위해 일하며, 사람들과 만나고, 진리와 아름다움, 우주와의 접촉을 위한 탐구를 계속해나가는 것을 뜻합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이 갖고 있는 소유물이 아니라 당신 자신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나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 어떤 행위를 하느냐가 인생의 본질을 이루는..
인디포럼2010 커밍순 인디포럼 개막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인디스토리의 초청작품들 상영본 발송도 마친 상태. 우리 작품 중엔 총 15편이 초청됐고, 과 는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인디스토리 초청작품들: 백년해로외전, 기로에서, 괜찮아, 경주여행, 14Beat, 910712 희정, 셀라비, 개를 키워봐서 알아요, 두껍아 두껍아, 고등어 테니스장에 가다, 예산족 애니메이션 프로젝트, 꼬집지마, 계절, 레인보우, 꽃님이, 계몽영화 정말이지 사랑해 마지않는 영화들이 줄줄이 초청돼 한껏 기쁘다. 백년해로외전, 경주여행, 14Beat, 두껍아 두껍아 등 주옥같은 단편영화들은 인디포럼 아니고야 어디서 볼 수 있을까.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올해의 '발견'이라 할 만큼 좋은 영화인 '레인보우' 역시 놓치면 아.깝.다. 혼자 이렇게 감동 겨..
전주국제영화제 발견 '레인보우' 올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시간을 허투루 쓴 게 아닌가 싶어 후회가 남는다. 난생처음 필름카메라를 목에 메고 슬라이드 필름 두통으로 노출공부를 한 게 그나마 한 짓 중에 가장 낫다. 그래도 발견은 있다. 바로 신수원 감독의 다. 곧 발표가 될 테지만 는 유력한 수상 후보였고, 역시 스타상을 거머쥐었다. 상금 1000만원도 함께 얻는다. 순제작비 4500만원 중에 일부나마 이렇게 회수된 데에 아무 관련도 없는 내가 덩달아 신이난다. 는 인디스토리 배급망을 타고 올 하반기에 개봉 예정이다. 극장 수가 어떻게 되든 간에 두 발로 뛰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보고 공감하는데 노력하고 싶다. 그만큼 영화가 힘이 있다. 나처럼 나이 들수록 꿈이 진해지는 이에겐 더더욱.
18금 옳아 '하하하'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가 아무리 유쾌해도 흥행에 성공할 것 같지는 않다. 홍상수의 팬층은 분명 존재하지만 일반 영화 관객들의 폭발적 지지를 끌어낼 만큼은 글쎄. 그의 팬임을 자처하는 나만해도 하하하 정말 좋지만 그렇다고 누구에게든 추천하기엔 주저되는 부분이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확실한 건, 거듭될수록 호기롭게 웃어젖히게 되는 그의 영화에 홀딱 빠진다는 거다. 지지리 궁상의 여자들은 사라지고 젊은 남녀를 딸 아들 삼는 쿨한 초로의 여인과, 바람 피고 모텔을 걸어 나오는 애인에게 "업어 줄게. 그냥 그러고 싶어서 그래." 라며 건들 줄 아는 여성의 등장은 더욱이 반갑다. 는 하룻밤 섹스나 몰래한 키스 같은 일탈이 시각적으론 전혀 섹시하지 않지만, 심정적으로 충분히 야하게 느껴질 만큼 이야기에 깊이 몰입..
우리뿐인 바다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난생 처음 바다를 본 한젤이는 어리둥절해하며 파도소리를 바다를 모래를 유심히 보고 들었다. 작은 두 손에 고운 모래를 가득 움켜쥐거나 널려있는 하얀 조개껍질로 흙을 파내는 한젤이와 함께 그리 놀았다. 오랫만에 동심을 맛본 하루. 인적 드믄 영광의 바닷가에서 어린이날을 오롯이 우리끼리만 기념하였다.
주류들의 민얼굴 '계몽영화' 4월 월례비행에 가 상영됐다. 박동훈 감독의 단편 의 확장판으로 불리는 이 영화는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상영됐고, 올 8월 극장 계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는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이후, 신군부시대 그리고 현재를 아우르며 한국사회 '주류'인 정씨 집안 3대의 민얼굴을 소상히 그렸다. 193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적 배경을 세트 촬영과 디테일한 소품들로써 완벽히 소화해 만듦새가 워낙 좋다. 그렇다고 넉넉한 환경에서 제작된 건 아니고, 1억이 조금 넘는 예산으로 (영화에 사계절이 모두 등장한다) 계절마다 스태프가 교체되는 어려운 상황 속에 완성된 작품이란다. 를 보고나면 빵 터지거나 웃음보다 한국 근현대사를 꾹꾹 눌러 담은 데서 오는 묵직함이 오래간다. 나의 가족과 유년시절을 가만히 들여다보..
서촌의 고단함 서울에 몇 안남은 한옥촌인 경복궁과 인왕산 사이의 '서촌'. 아침에 걸어 온 이 길은 서촌 중에서도 체부동. 길가에 서글픈 현수막이 걸려있다. '체부동 주민은 아파트를 원한다' 한옥촌을 매일 거니는 행복과는 별개로, 이곳 삶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고통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이 운치있는 장소에 빽빽이 들어선 아프트단지를 상상할 순 없다. 현재 서촌은 한옥지정구역과 한옥권장구역으로 관리된다. 재개발이 극히 제한되다보니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살기 좋고 보기도 좋은 곳으로 거듭나기 위한 절충안이 필요하지 싶다. 2010.4. 인왕산을 마주하고
슬픈 동화 '공기인형' 고레에다 히로카즈에게 바라는 바가 있었다. 더 과감하게 현실을 그려주기를. 에서처럼 섬뜩한 신음소리가 심장을 타고 흐르더라도 한발 먼저 개인화되고 비극이 되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그런 면에서 공기인형은 애초부터 나의 바램을 빗겨간다. 주인공 부터가 존재하지 않는 마음을 가진 인형 이니까. 하지만 공기인형(섹스 돌)에게 마음(고코로)이 생긴다는 영화의 시작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후에 일어날 비극을 예상하는 건 어렵지 않다. 감독의 전작에 비추어 봐도 그렇다. 그는 헛되이 희망을 주지 않는다. 더구나 공기인형은 막 갖기 시작한 마음을 남용해 사랑도 하려 든다. 배꼽에 공기를 불어넣어 주지 않으면 타지 않는 쓰레기에 불과하다는 걸 알지만 설레어 한다. 머지않아 인형은 마음을 다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