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알러지 (473) 썸네일형 리스트형 가능성 2013. 10. 갈매기 여럿이 가슴 밑바닥 꽁꽁 숨겨 논 가능성을 낚아채 바다에 던진다. 가을, 지긋이 바라본 동해 바다의 풍경을 그리 읽으니 슬며시 눈물이 고인다. 남은 건 이룰지 이룰 수 없을지 알길 없는 가능성을 붙들고 희망하는 일 뿐인 걸. 요즘 난 가능성의 문을 조금씩 천천히 닫고 있다. 예기치 않게 들어선 우회로를 거쳐 결국 걷고 싶은 그 길을 만나게 될까. 모든 길은 통한다는 무심한 위로에 기대를 걸어 봐도 좋을까. 시들어 버리기 전에 한 번 더 향기 낼 수 있을까. 하나씩 접은 마음 틈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내민 바람의 소리에 귀 기울여도 괜찮은 걸까. 자연스럽게 2013. 10. 지천에 널린 감나무로 모자라 모과나무, 석류나무, 밤나무, 연꽃 못이 황홀경이다. 욕심 없이 피고 지는 이 기특한 것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비슷한 모양새로 살고 싶다. 잠시 머물다 떠나는 일. 최대한 '자연'스럽게. 선운사 동구 2013. 10. 선운사 동구 선운사 골째기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했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상기도 남었읍니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었습니다. 서정주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2013. 8. 시든다고나 할까 피었던 꽃이 기운이 없어지고 꽃잎도 하나하나 떨어지고 이파리만 남은 것 같은 기분... 그래 그거야 이제 앞으로는 예쁘다는 말,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되겠지 이런 생각을 하면 조금 시들어버린 느낌이 든다 인생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들고 싶다 라니... 내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괜찮은 편이잖아 주택대출도 곧 끝나고 남편 월급도 그럭저럭 아이도 귀엽고, 모두가 이런 걸 행복이라고 말하는데 이렇게 좋은 날씨에도 놀러가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하게 된지 얼마나 됐나 이제, 평생동안 데이트 약속으로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 같은 건 없겠지 난, 이제 사랑을 해서도 안되고 다른 남자와 자서도 안된다 무엇을 위해 일하는 거지 내 월급은 얼마 되지도 않을 거고 집안일은 똑같이 해야 하고 하고.. 지난 날 2008. 2. Clermont-ferrand 산다는 게 앞으로 쭉쭉 뻗은 길로 슬슬 걸음 되는 줄 알았더니 아니다. 지나온 길 돌아보며 주춤거리는 데도 한움큼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늘의 보위아래 드넓은 잔디에 덜렁 누워 단꿈에 빠진 겁없던 나날들, 그런 날 특별히 바라봐준 사랑들, 우산 없이 즐긴 예고 없던 빗줄기들, 눈탐으로 충분했던 빈티지한 숍들. 선선한 공기가 주변을 채우는 가을에는 여지없이 그리워 꽁꽁 잠궈놓은 지난 날을 소환한다. 하루쯤 Michael ackerman 그대여 부디 잊지 말아요 그대가 그때의 외워두었던 나를 조금만 더 잘할 걸 조금만 더 잡을 걸 그랬지 내가 원한 건 이런 게 아니었는데 도대체 우리가 왜 이렇게... . 그 사람 떠올려도 되는 가을이라며. 버스커버스커 허락 아래 하루쯤 아파하기로. 이루다 2013. 8. 잘할걸 후회하는 건 떠난 애인이나 낳은 자식이나 마찬가지. 루다야 아프지 마... ! 빗소리 아래서 너에게 2013. 9. 잘 지내냐는 짧은 안부가 왜그리 어려웠을까. 우리 연락하지 않은 게 벌써 열흘이 지났지 아마. 하루가 멀다고 사는 얘기를 나눈 우린데. 그 미묘한 날의 어긋난 감정을 서로 아닌 척 하기 위함이었을까. 서로를 찾지 않는 걸로 불편한 마음을 나름 표현한 걸까. 허약한 우정인가 싶어 작아질 무렵 가을비가 내렸다. 빗소리 아래서 너의 예민하고 감각적인 플레이리스트가 고픈 건 당연한 일. 나의 푸념에 박수를 치며 맞장구를 쳐줄 네 소리도 그립더라. "잘 지내?" 대답이 올 때까지의 찰나의 공백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더니... 늦었다. "초기라 일부러 말하지 않았는데 둘째 유산했어.... " 아이와의 이별 얘기를 담담히 전하는 네게 난 친구란 이름의 죄인이구나. 거울을 바라볼 수가 없다. 고개 들 .. 이전 1 ··· 20 21 22 23 24 25 26 ··· 6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