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알러지 (473) 썸네일형 리스트형 smile 2014. 1 그렇게 아버지를 된다 그렇게 아버지가 되는 영화라지만, 어머니를 이리도 유약하게 표현할 수 있나 싶어 몰입하지 못했다. 출생 당시 병원에서 아이가 뒤바꿨단 사실을 6년이 지난 후에 알게 된 상황. 엄마는 왜 진작 알아채지 못했을까 자책감에 사로잡혀 있을 뿐이다. 그 어떤 중요한 발언이나 결정은 남편의 몫이다. (배꼽이 빠져라 웃겨 주거나 고장 난 장남감을 고쳐주는 일도 저쪽 아빠가 한다.) 깜빡 조는 사이 사라진 아이를 찾아 헤맨다거나 늦은 저녁거리를 챙기는 장면은 기시감이 어려 진부하다. 감독이 옳은 세계관으로 가족이란 이름을 재해석 했다 한들 지금 6살 아이를 키우는 나의 마음을 뒤흔들진 못했다. 고레에다의 영화들은 내 삶에서 참으로 소중한데 에 동의할 수 없음에 가라앉는다. 소박한 바람 2014. 1. 2. 한라산 윗세오름 제주 한라산 등반으로 2014년을 시작했다. 두 아들의 엄마, 남편의 아내의 자리에서 잠시 떠난 쉼. 언제나처럼 찰나의 휴식 속의 내 모습이 가장 나 답더라. 언제쯤 일상 속의 나를 '나'로서 완전히 인정할 수 있을까. 산을 오를 때의 기분이 그토록 상쾌할 지 예상 못했다. 걷고 또 걷는 일. 몸을 최우선에 두고 걸음의 보폭과 훕후후 호흡을 유지하도록 머리가 지지해줘야만 가능한 일. 가슴에 꾹꾹 눌러 박은 '의지‘를 불태우는 일. 멋진 경험이었다. 의지의 불씨만 살려 놓는다면 자주 오르내릴 것이다. 지금이 7월이든 11월이든 상관없을 만큼 이번 새해에게 무심하다. 메마른 탓일까. 긍정의 기운인지 그 반대인지 복잡한 감정으로 시작하는 올해는 어떨지. 딱히 어떤 변화는 .. 정뜨르비행장 2014. 1. 1 제주 정뜨르비행장 하루에도 수백의 시조새들이 날카로운 발톱으로 바닥을 할퀴며 차오르고 찢어지는 굉음으로 바닥을 짓누르며 내려앉는다 차오르고 내려앉을 때마다 뼈 무너지는 소리 들린다 빠직 빠직 빠지지직 빠직 빠직 빠지지직 시커먼 아스팔트 활주로 그 밑바닥 반백년 전 까닭도 모르게 생매장되면서 한번 죽고 땅이 파헤쳐지면서 이래저래 헤갈라져 두번 죽고 활주로가 뒤덮이면서 숨통 막혀 세번 죽고 그 위를 공룡의 시조새가 발톱으로 할퀴고 지날 때마다 다시 죽고 육중한 몸뚱어리로 짓이길 때마다 다시 죽고 그때마다 산산이 부서지는 뼈소리 들린다 빠직 빠직 빠지지직 빠직 빠직 빠지지직 정뜨르 비행장이 국제공항으로 변하고 하루에도 수만의 인파가 시조새를 타고 내리는 지금 '저 시커면 활주로 밑에 수백의.. 만약 나라면... <더 헌트> 더 헌트, 2012 만약에 내가 루카스라면 테오라면 클라라의 엄마라면. 모든 만약에가 성립되니 이를 어떻하나. 영화인데, 적어도 악인 하나쯤 등장해야 속 시원히 끝날 수 있을텐데. 아이의 작은 거짓말에 처참히 부숴지는 한 남자의 시간을 답답해 하며 지켜봐야 하는 건 고역이다. 모든 것이 이치에 맞게 흐르지는 않다는 것을 우리의 판단이 진심일 지언정 틀릴 수 있다는 것을 고로 겸손해야 한다는 것을 는 말해 주는 것 같다. "우리는 '타인은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고 나는 복잡하게 좋은 사람이다' 라고 믿는다. 그래서 쉽게 '유죄추정의원칙'에 몸을 싣는다. '아니땐 굴뚝에 연기나랴'는 속담은 유죄추정의원칙이 대체로 옮다고 우리를 오도한다는 점에서 혐오스럽다." - 신형철 리뷰 중에 - 좋은사람 2013. 12. 마치 하루만 살 것처럼 오늘이 마지막인양 아슬아슬 불안했던 흐트러진 나에게 불현듯 찾아온 너희들 겨우 이만큼이지만 엄마로 불러줘 좋은 사람이 된 마냥 살 게 해 줘서 고맙다 봄밤 2013.12 봄밤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강물 위에 떨어진 불빛처럼 혁혁한 업적을 바라지 말라 개가 울고 종이 들리고 달이 떠도 너는 조금도 당황하지 말라 술에서 깨어난 무거운 몸이여 오오 봄이여 한없이 풀어지는 피곤한 마음에도 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 너의 꿈이 달의 행로와 비슷한 회전을 하더라도 개가 울고 종이 들리고 기적소리가 과연 슬프다 하더라도 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 서둘지 말라 나의 빛이여 오오 인생이여 재앙과 불행과 격투와 청춘과 천만인의 생활과 그러한 모든 것이 보이는 밤 눈을 뜨지 않은 땅속의 벌레같이 아둔하고 가난한 마음은 서둘지 말라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절제여 나의 귀여운 아들이여 오오 나의 영감(靈感)이여 김수영 눈빛 2013. 11. 최고로 치는 울 아빠 눈빛. 오롯이 내 차지였던 때가 있었는데 ... 요즘엔 요놈이 전부 갖는다.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6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