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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 지중해 "그러니 중요한 것은 일상에 매몰되지 않는 것, 의식의 끈을 놓지 않는 것, 항상 깨어 있는 것, 내가 나의 주인이 되는 것, 부단한 성실성으로 순간순간에 임하는 것, 내일을 기대하지 않는 것, 오직 지금만을 살아가는 것, 오직 이곳만을 살아가는 것, 쉬이 좌절하지 않는 것, 희망을 가지지 않는 것, 피할 수 없다면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 일상에서 도피하지 않는 것, 일상을 살아가는 것. " 모든 요일의 기록, 김민철 지음 동의하고 또 동의한다. 나도 (예전의) 그녀처럼, 매일 회사에 출근하면서 매일 회사에 가기 싫다. 매일 출근하는 아침을 믿을 수 없어 하며 출근하면, 막상 아무렇지 않게 일하고 심지어 가끔 어떤 날은 열심히 한다. 그녀가 김화영의 에 이어 알베르 카뮈로 달음박질치면서..
라라랜드 lalaland 가끔 그 음악을 듣거나 바람결에 익숙한 향이 돌면, 과거의 선택을 뒤집어 '만약'을 상상한다. 사랑이 꿈을 지지해 주었고 꿈도 사랑을 원하던 때였다. 사랑과 함께라면 뭐든 가능할 것 같은 불안한 미래에 공들였다. 어느새 사랑도 일상이고 꿈도 현실이다. 당연히 상상의 그림은 금세 파편으로 흩어진다. 어떤 선택도 아플 테니까. 이미 시작하지 않아도 결과를 잘 아는 어른인지라 단념도 습관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라랜드가 날 흔든다. 아직 꿈의 불씨가 살아있음을 알려주듯. 오랜만에 느끼는 영화의 힘. 좀 더 미쳐 볼까봐. 남들과 다른 색을 보기 위해서.
작고 친밀한 공동체 ​ 6월이면 완공이다. 집짓기. 작고 친밀한 공동체, 마을 살이를 위한 결정이다. 돈보다 사람이 좋은 나의 빛나는 결정이 될 지는 미지수이지만, 기다리는 동안의 셀렘을 무시하거나 낮출 필요는 없겠지. 건축가와 함께 세 곳의 시공사 미팅을 마치고 대략 마음의 결정을 내린 오늘 밤. 우리 집의 모습을 좀 더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지금 이 순간을 기록하고 싶었다. 애정하다가 소원해진 나의 블로그에 부러 찾아와 지금 이 순간을 기록한다. 가난할 것이 두렵다. 가난해도 괜찮을 삶이라면 좋겠다. 이런 꿈을 꾸는 내가 어리석은 것이 아니길, 잘 사는 일로, 함께 웃고 또 울며 위로하고 기대어 지내고 싶다. 나는 사진을 찍고 책을 만들거나, 당신을 바라보는 데에 나의 대부분의 시간을 기꺼이 나누고 싶다. 오늘만 살 수 ..
굿 바이 ‘브란젤리나’ 결국 이렇게 됐다. 둘의 결별을 예상한 나조차 적지 않은 충격이다. 지인의 이별처럼 가깝게 아프다. 아마 이별의 경험이 떠올라서겠지. 송곳처럼 뾰족한 게 파고드는 그 아픔을 아직 기억하니까.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수 년 동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커플로 이름을 올린 그들의 선택이다. 아마 앞으로 수 년 간 더러운 스캔들로 시끄러울 거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 그들이 내린 결정이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이 결정이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다. 안젤리나 졸리는 오래 관심을 둔 배우다. 방황과 스캔들로 얼룩진 그녀의 젊은 나날이 전복되는 과정을 (팬으로) 지켜봤다. 자살시도, 약물 중독과 같은 이야기들이 나올 만큼, 그녀 또한 ‘미친 시절’이라고 인정한 자신의 어두운 과거 이후 천천히 다른 삶을, 옳..
취향에 대하여 ​​​​ 취향은 얼마나 중요한가. 취향은 결국 라이프스타일, 주변의 사람들, 노년의 표정과 미소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때문에라도 취향을 알아가는 과정 그리고 자세하게 가다듬는 과정은 꼭 필요하다. 그러니까 대충 먹어 대충 입어 대충 해 라기보다 이왕이면 취향껏 골라 먹고 챙겨 입고 잘 하는 게 나를 더 나다운, 내 마음에 드는 나로 완성시킬 거다. 예술이 거창한 게 아니라 지금 우리집 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거라고 말한 스콧 니어링이나 나이 들수록 태도가 그 사람을 결정한다고 말한 최화정 모두 그들 개인의 취향이 견고하게 자리잡은 경우라고 보인다. (두 얘기 모두 듣자마자 각인돼 잊히지 않는다.) 오래 길들인(공들인) 취향은 때론 어렵고 힘든 상황, 경험 혹은 시기를 극복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어릴때부터 비를 좋아했다. 비가 오면 우선 반가운 마음인데 곁의 누군가 인상을 찌푸리면 괜히 비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비를 맞으면 부자가 된다거나 비를 맞으면 머리숱이 많아진다거나 비를 맞으면 아픈 곳이 낫는다는 속설이 필요하겠단 생각도 했다. 소문을 퍼트릴 방법도 구생했고. 어릴때부터 장대비를 맞았다. 교복이 흠뻑 젖을 때까지 걷고 또 걷고 그 눅눅하고 찝찝함을 기꺼이 받았다. 젖은 불편함으로 아픈 마음을 달랬던 기억이다. 나의 사춘기를 비로 견뎠다.
기대 기대는 질투만큼 불필요한 감정이 아닐까. 2016. 8. 어떤 메모에서
니코스 카잔차키스 ​ 다른 사람 앞에서는 미소를 지으며 서 있게나. 자신 앞에서는 엄격한 얼굴로 서 있게나. 절망적인 상황에서는 용감하게 서 있게나. 일상 생활에서는 기분 좋은 얼굴을 하게나. 사람들이 자네를 칭찬할 때면 무심하게나. 사람들이 자네를 야유할 때면 꼼짝도 하지 말게나. - 니코스 카잔차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