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473) 썸네일형 리스트형 부암동에서 "와! 오늘 베스트 컷 나왔네. 이 사진 사야겠어." 그날 저녁, 이실장님께 고진감래 (맥주 소주 콜라의 환상의 삼합) 를 곱게 말아 드렸다. 언덕배기에서 몸을 잔뜩 웅크린 모습이 우스꽝스럽지만 좋은 추억이 될 것만 같다. 부암동 길. 2010.3. Yellow dust 그날 서울은 정말이지 '고담시티' 였다. 대낮임에도 황사가 온 하늘을 뒤덮어 봄볕이라곤 찾아 볼 수 없었다. 마침 나의 기억도 무엇을 쫓느라 복잡하게 엉켰다. 그때 한 무리의 새가 파드득 노란 하늘을 날아 지났다. 반사적으로 새를 쫓아 수평감을 놓았다. 경복궁과 스타벅스 게으름의 유혹이 범람하는 일요일 오후. 선크림을 챙겨 바르고 먼 걸음은 뗐다. 막바지 수업을 두어 번 남겨두고서 함께 한 출사길. 안국동에서 삼청동 그리고 부암동에서 종로까지 4시간가량 걷고 또 걸은 나들이로 새봄의 에너지를 충전시켰다. 주린 배를 달랜 스타벅스의 핫초코와 크로크무슈, 흐느적 가로지른 경복궁의 흔적이 대조적이면서도 서울스럽다. 바로 그 퓨전의 서울 한복판에서. 2010.3.21. <반드시 크게 들을것> 포스터촬영장 with 타바코쥬스, G익스프레스 다큐멘터리 에서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한 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훤히 드러내 보인 타바코쥬스와 갤럭시익스프레스는 영화의 히로인, 배우나 마찬가지다. 어제 의 포스터 촬영 현장에 졸래졸래 따라간 건 영화 속 주인공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기대가 물밀어서다. 한없이 유쾌하다가도 거침없이 내지르고 때론 진지했던 영화 속 그들의 실제 모습은 어떨까. 무한한 호기심으로 뮤지션의 세계를 근거리에서 지켜봤다. 그 결과 뮤지션의 포스보단 폴폴 풍긴 인간미에 매료되고 말았다. 먼저 말을 걸어오거나 스스럼없이 사진기 앞에 서 포즈를 잡거나 앉을 자리를 챙겨주거나 통닭 다리를 직접 건네주는 친절과 상냥들. 아, 놀라워라. 두 팀은 꼭 한 팀처럼 한데 섞여 놀았고, 한편으로 모두 따로따로 모인 사람들처럼 각자의 취향대로 시간.. 함께 누운 우리 Smile 2010. 3.14. <공기인형> Poster 골라보는 재미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최신작 이 4월 초 개봉한다. 작년 부산영화제에서 어렵게 표를 구하고도 전날 마신 술 때문에 놓쳤던 영화기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어제 공개된 포스터가 좀 아쉽달까. 파스텔 톤 초록으로 뭉갠 하늘 위에 핑크색 로고타이틀이 주는 느낌이 너무 '샤방'해 고레에다의 영화와는 분명히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다. 혹시 아쉬움이 달래질까 일본판 포스터를 찾아봤다. 우선 배두나가 전\정면을 응시한 얼굴빵이 측면으로 틀어져 부담이 덜하고 하늘빛 노을빛도 제색 그대로의 느낌으로 살아있다. '공기인형'이란 묘한 어감이 불러오는 상상과 몽상이 적당히 절제된 이미지 안에 피어올라 왠지 더 마음이 간다. 영화가 당연히 영화만 좋으면 되지만 같은 기대작들은 포스터도 예고편도.. 17살 인생 최고의 선물은? <언 애듀케이션> 제니(캐리 멀리건)의 나이는 17살. 한국나이로 치면 18살쯤. 그때 난 즉석떡볶이, 스티커사진, 브래드피트, 스크린, 로드쇼 같은 것에 빠져 살았다. 가끔 일탈을 꿈꿀 때도 있었지만 기껏 점심시간에 학교 담을 넘어 친구 집에서 라면을 끓여먹거나 명동에 나가 핸드폰 줄을 사오는 걸로 만족하곤 했다. 제니처럼 친구들과 러시아제 담배를 나눠 태우며 파리의 환상을 노닥거리는 것에 비할 바가 못 된다. 그때 난 남자가 뭔지도 몰랐고, 책을 나눠읽을 이성 친구 하나 없었다. 헌데 제니는 진짜 남자 데이빗(피터 사스가드)과 대화도 나누고 데이트 날을 잡고 예쁘게 치장하고 꿈같은 파리 여행도 떠난다. 아 물론, 첫날밤 아닌 첫날밤도 함께 보낸다. 이 모든 게 너무너무 부러워 영화를 보는 내내 한 시도 눈을 떼지 못한.. 책상 위 여행 in HAVANA HABANA VIEJA from Van Royko on Vimeo. 오전엔 주례회의가 있었고, 나의 포지셔닝이 약간 헷갈렸지만 유익했던 어떤 프로젝트에 대한 오후 회의도 끝마쳤다. 허리가 계속 아파 등을 좀 꼿꼿이 세워 앉았는데 어쩐지 좀처럼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심의를 위해 몇 작품을 DVD에 굽고 이래저래 인터넷을 뒤적거렸다. 뜻밖에 발견한 영상 하나, 영화 의 배경이기도 한 쿠바의 수도 아바나 HAVANA 다. 4분 동안 푹 젖어 그 곳을 봤다. 이게 바로 짧은 영상의 위력이구나. 무기력한 직장인을 감상적인 여행자로 달뜨게 하는. 이전 1 ··· 46 47 48 49 50 51 52 ··· 6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