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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알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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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옆 돌담길 퇴근길 경복궁 옆 ... 2010.11 솔직히 소녀같단 말은.. 마음에 담아두기가 좀 그래. 이젠 조금은 성숙하단 소릴 듣고 싶거든. 천천히 늙고 싶지만, 잘 늙는 과정에서 수줍음 따윈 툭 내려놓고 싶어졌어. 그리고 기쁨과 슬픔의 스팩트럼이 좁으면 좋겠어. 언제나 한결같은 거 말이야. 벗어나고 싶어. 지금의 나에게서.
클로즈업의 미학 '박정훈 인물사진展' 2010.11. 류가헌 퇴근 길 들른 류가헌. 일찍부터 ‘박정훈 인물사진전’을 메모해 뒀던 참이다. 저무는 가을을 유독 아쉽다 여기며...발걸음. 무엇보다클로즈업에서의 다양한 프레이밍이 눈에 띈다. 여백의 선택과 부분의 버림. 귀 혹은 턱을 살며시 도려내 더욱 풍성히 완성된 사진들. 박정훈 사진전은, 11/7일까지 경복궁역 근처 사진 갤러리 류가헌에서 열린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로. http://blog.naver.com/noongamgo
autumn 2010.10 현정이가 15시간의 산고 끝에 보석같은 딸 예안이를 낳았다는 소식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딸이라니 부러워라. 한젤이의 작아진 옷가지를 바리바리 챙겨 환한 햇살이 쏟아지는 오후에 집을 나섰다. 버스를 족히 두 번은 갈아타야 하는 제법 먼 거리. 혼자만의 시간이 아까워 생긴 '주말조급증' 탓에 버스 노선도를 살펴가며 최단 거리를 조율해 움직였다. 낯선 정류장에서 버스를 갈아타길 수차례 반복하다보니 불안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버스는 다시 왔던 길의 방향으로 달리고 있었다. 고개를 올려 허공을 보니 빨강 노랑 연두의 나뭇잎이 날 반긴다. 가을의 스산함을 좋아하지만, 이토록 화려한 풍경은 생경하기만 하다. 강원도 어딘가 가야만 볼 수 있을 줄 알았던 단풍이 손에 잡힐 듯 흔들거린다. 제 방향으로 갈아..
어쩌면, 만약에 어쩌면 만약에...훗날 나도 위와 같은 사진을 촬영하게 된다면... 그럼... 어느 배우들과 두근거림을 느끼며 작업해 볼까. 우선 단연 1순위는 나의 '두 번째의 사랑' 하정우와 도연언니 되겠다. 요즘도 내 꿈에 등장하는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도 나란히 초대하고 싶다. 류승범과 현빈 그리고 탕웨이도. 아! 상상만 해도 좋다!
내겐 너무 특별한 '레인보우' 영화 '레인보우', 임종진 작가님 직접 촬영해 준 귀한 포스터. 11월 18일 개봉작하는 신수원 감독의 데뷔작 '레인보우' 의 본 포스터가 공개됐다. 인디스토리의 배급작 전부가 개인적인 감상 이상의 의미를 갖지만, 특히 '레인보우'는 유독 애착이 가는 영화다. 영화의 포스터가 포털 사이트들의 영화 정보란에 업데이트 된 걸 확인하자 뿌듯함이 고루 퍼진다. 부끄럽지만, 영화의 티저 포스터 촬영에는 어설프게나마 내가 임했고, 본 포스터는 나의 스승인 임종진 작가님이 직접 촬영 해 주셨다. 워낙 빠듯한 일정인데도 선생님이 흔쾌히 수락해 주셔서 이룰 수 있던 귀한 성과다. 감독님과 마케팅팀장님, 그리고 디자이너와 사진작가의 중간에서 일을 처리하다 보니 그 과정에 놓친 점들이 발견돼 아쉽긴 하지만, 여러모로 유의미..
승기와의 하루 2010. 10. 매년 상처럼, 즐기길 허락받은 부산영화제를 올해 역시 다녀왔다. 작년과 비교해 다른 점은 차분하고 가라앉은 분위기를 줄곧 유지했다는 데 있다. 덕분에 하루 네 편 이상의 영화를 두루 섭렵했지만, 확실히 마시고 놀고 떠드는 데 덜 애를 쓴 건 확실하다. 사실 부산에서의 술자리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여간해선 못 뵈는 선배님들 곁에서 주옥같은 얘기를 주워들을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고, 한편 소중한 인연을 처음으로 맺는 자리가 되기도 한다. 일이 일이니만큼 어느 정도의 의무감을 가지고 지켜야 할 자리도 허다하다. 그럼에도 일찍이 털고 일어나 숙소로 들어선 밤들이 많았다. 그러는 마음 역시 편치 않았지만 이상하게 올핸 몸도 마음도 무겁게 축 늘어져버려 긴 밤을 버티기가 힘들었다. 그 중에..
가을의 완성 'Gravity' 2010. 10월 마지막 날. 계절 중 최고로 꼽는 가을이건만, 올해의 가을은 추레하기만 하다. 딱히 어떤 이유 때문은 아니고, 그저 마음 상태가 한결같지 못하고 들쑥날쑥 기복을 보였다. 그게 꼭 내 안의 부실함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 같아 우울한 기운이 몰려왔다. 어느 한날, 좌석버스 뒷자리에 앉아 친구와 이어폰을 하나씩 나눠 귀에 꽂고 들은 노래 몇 곡이 가슴을 두드렸다. 가을의 완성은 음악이었어. 한동안 멀리했던 음악들을 주섬주섬 챙겨 아이팟에 넣었다. 존 메이어부터 스노우 패트롤 마빈 게이 토이 언니네 이발관 이소라 이병우 ... 덕분에 벌처럼 맞고 섰던 쌀쌀한 가을바람이 반갑게 느껴지는 밤들이 이어지고 있다. 가을에 흔들려야 할 건 마음이 아니라 음악에 리듬 맞추는 어깨와 턱 아래 정도면 충분한..
해운대 밤과 낮 2010.10. PIFF 해운대 윤슬 가득한 바닷가. 눈이 부셔 나도 모르게 탄성이 터져나왔다. 가까이 다가가 일부러라도 더 깊이 감동한 반짝임들. 저 빛나는.. 으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