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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내 모든 질문들의 가장 깊은 겹은 언제나 사랑을 향하고 있었던 것 아닐까?" 한강 노벨상 수상 기념 강연 전문 나는 정치에 문외한이라, 몰라서 덜 놀라고 더 무서웠다. 간절히 바라다가 그래 인생은 영화가 아니지, 단념하는 밤을 보냈다.  아름다운 것을 따라 흐르고 싶었다. 눈을 감고 한강을 들었다. 다시 읽고 적고 나누고 소리내 읊었다. 겨울 빛이 쏟아지는 한 낮에 사랑을 향한 분노를, 사랑이 부서지는 고통을 감각하고 싶었다. 개인적인 것을 너머 공동체를 위한 것, 미래를 위한 것, 눈에 보이지 않아서 더 중요한 것을 위해 분노하는 사람들에게 소속되고자 했다.   우리는 인간성을 믿고자 하기에, 그 믿음이 흔들릴 때 자신이 파괴되는 것을 느끼는 것일까? 우리는 인간을 사랑하고자 하기에, 그 사랑이 부서질 때 고통을 느끼는 것일까? 사랑에서 고통이 생겨나고, 어떤 고통은 사랑의 증거인 것일까?    빛과 실 지난해..
희고 여린 중에 계엄이 선포된 밤 고른 숨과 나무들 곁에서 춤추는 마음을 은유한 초록댄서 스튜디오입니다. 여린 것들을 다루는 섬세한 손길과 마음 쓰임이 나를 조금 더 선하게 만들어 주잖아요. 가방에서 툭 꺼내 놓은 휴지 케이스에서 희고 여린 아름다운 무드가 우리 마음을 대신 설명해 준다면 좋겠어요. 고른 숨을 골라 쉬듯이 휴지도 한 장씩 천천히 사용할 수 있을 거예요.  초록댄서 스튜디오 여린 시리즈 울어 괜찮아 휴지 케이스 가로 13센티 세로 19센티  이 글을 쓴 밤이었고 잠들기 직전이었다. 계엄이 선포됐다길래 계엄이 뭐야? 전두환이야? 영화에서 봤는데? 현실감이 없어서 얼얼하다가  당연하게도 우린 이 밤 조금 슬플 것 같다. 누군가의 폭주하는 에너지를 우리의 희고 여린 선한 에너지로 마크할 수 있을까 초조하니 말이다.
Cream rises, Sean Baker 선한 얼굴로 “내 가장 큰 꿈은 스스로 재능이 있다고 믿는 거였어.” 라고 말하는 션. 거장 감독으로 불리는 그도 첫 영화를 찍은 후 8년이 흐른 뒤에 두 번째 영화를 찍을 수 있었다고. 좋아하는 걸 꾸준히 하고포기하지 말고스스로를 믿어진짜는언젠가 반드시 알아본다고. 왜리케 눈물이 났을까.그의 선한 눈. 응원. 담담한 고백. 여러 이유가 있겠지.
"저는 제 삶에서 저의 디폴트 값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제 삶에서 저의 디폴트 값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대학교 1학년 때 그냥 아무것도 없는 그때의 제가 디폴트라고 생각하거든요. 돈도 없고 잘 모르고 가진 거라고는 그냥 약간의 자신감밖에 없는 그 상태가 저의 디폴트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나머지는 그냥 운 좋게 얻어걸린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이게 (평가 또는 지위) 너무 커지면 본능적으로 디폴트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최성운의 사고실험, 조수용 인타뷰 중에서    이 인터뷰를 내리 연속 세 번을 봤다. 일의 모든 순간을 좋아함으로 채운 사람의 따뜻한 집요함을 듣다가 모든 것이 0으로 수렴되는 어른의 지혜를 배웠다. 그리고 인생에서 한 번도 질문해 본 적이 없는 '나의 디폴트값'을 생각해 보느라 한참을 헤맸다.     속 대사처럼..
올해의 책 <커플 치유> 버트 헬링거 올해를 통틀어 내가 배운 중에 최고는 버트 헬링거  에 나오는 아래 구절이다.  문제가 계속 남아 있게 하는 방법을 아세요?예, 문제를 자꾸 꺼내놓으면 되겠죠. 맞아요, 문제를 설명하는 게 바로 그런 겁니다. 그러면 문제가 계속 문제로 남아 있게 돼요. 당신이 방금 전에 한 게 바로 그거예요.   문제를 묘사하고 설명함으로써 문제가 지속되도록 하는 겁니다. 어떻게 해야 문제의 뇌관을 제거할 수 있을까요? 설명하기를 거부할 때 제거할 수 있습니다. 문제를 설명하는 습관을 포기하는 것, 아주 중요한 한 걸음이에요.  중요한 것은 과연 나는 이 죄책감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이걸 남한테 떠넘길 것인가 아니면 내가 죽을 때까지 기꺼이 지고 가겠다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만일 내가 지고 간다..
"문제가 계속 남아 있게 하는 방법을 아세요?" 올해를 통틀어 내가 배운 중에 최고는 버트 헬링거  에 나오는 아래 구절이다.  문제가 계속 남아 있게 하는 방법을 아세요?예, 문제를 자꾸 꺼내놓으면 되겠죠. 맞아요, 문제를 설명하는 게 바로 그런 겁니다. 그러면 문제가 계속 문제로 남아 있게 돼요. 당신이 방금 전에 한 게 바로 그거예요.   문제를 묘사하고 설명함으로써 문제가 지속되도록 하는 겁니다. 어떻게 해야 문제의 뇌관을 제거할 수 있을까요? 설명하기를 거부할 때 제거할 수 있습니다. 문제를 설명하는 습관을 포기하는 것, 아주 중요한 한 걸음이에요. 무엇이든 설명하고 의미로 분류하길 좋아하는 나에게 '설명하는 습관을 포기하는 일'은 어려웠다. 하지만 말을 삼가고 문제를 문제로 말하지 않고 지났을 때 그 문제가 감쪽같이 자취를 감추는 걸 경험한..
What I made today, 2025 호보니치 테쵸 다이어리 커버 2025년 다이어리 호보니치 테쵸.  매일 가지고 다니면서 짧은 메모를 이어나갈 목적으로 선택했다. 눈 뜨자마자 10분을 내리 적는 일기장은 언제나처럼 몰스킨 XL 사이즈를 머리맡에 둔다.  나의 두 번째 브랜드 초록댄서 스튜디오 시그니처 원단으로 다이어리 커버를 만들었다. 천천한 속도로 한땀 한 땀 정성 들여 만들면 더 소중하다. 물건의 가치를 품 들이는 시간에 따라 순위 매기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글씨를 쓸 때도 선크림을 바를 때도 밥 한 주걱을 뜰 때도 다이어리 커버를 만들 때도 천천한 속도를 명심하는 요즘이다.  천천히 공들인 시간을 들여 만들어진 결과물로 나란 세계가 이뤄지길 바라면서.      idus.com/greendancer_studio
산책 이제는 정량이 돼버린 쇼쿠사이 한 캔을 마셨다. 더부룩했고 조금 지쳤고 취했으니 걷고 싶었다. 루다에게 걷자 했더니 따라나선다. 날 위한 걸까 원하는 걸까. 원하는 거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루다와 손가락 하나를 걸고 걷다가 깍지를 끼고 걸었다. 어쩌면 반년 아니 한 달 아니 바로 내일이면 어색해질지 모를 우리의 스킨십. 서먹해지기 전에 이미 나만큼 키자란 아들의 손에 깍지를 끼는 용기를 낸거다. 저항 없이 꼭 잡지도 덜 잡지도 않는 평균의 힘을 부리는 아들의 따뜻한 손을 잡고 이말 저말 나눴다.  우와, 달이 예쁘다 엄마. 그렇네. 예쁘다 루다야.  때로 무너지고 때로 힘에 부치고 때로 행복한데 대체로 괴로운 감정에 머무는 요즘. 삶이 이런 간가 하고 묻는다. 여기서 괴로움이란 그러니까 내 감정의 소용돌..